ADVERTISEMENT

양쯔강 물고기 씨마른다…오염.무분별 남획 원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장강 (長江.양쯔강) 하류와 황해 (黃海)가 맞닿는 지점 충밍 (崇明) 현의 늙은 어부 왕진차이 (王金才) 는 요즘 한숨만 는다.

5월초 출어에서 잡은 게 고작 갈치 1㎏. 20년 전 이맘때면 한번 출어에 1천근 (5백㎏) 의 갈치를 잡아들이는 건 식은 죽먹기였다.

하지만 이젠 옛날얘기다.

장강 물고기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갈치 뿐만이 아니다.

뱀장어도 마찬가지. 충밍현 어정 (漁政) 소에 따르면 90년 뱀장어 어획량은 1천1백70㎏. 95년 1천㎏으로 줄더니 지난해엔 급기야 2백㎏으로 급감하고 말았다.

물속의 판다곰으로 불리는 중국의 1급 야생보호동물인 철갑상어는 3천여마리만 남았고 역시 1급야생 동물인 창강돌고기도 1백여마리만 남아 절종의 위기를 맞고 있다.

6천3백80㎞의 장강에 사는 어류는 3백70종. 중국은 이곳에서 지난 54년께 45만t의 어획고를 올렸다.

그러나 40여년이 지난 현재 어획고는 4분의1에도 못미치는 10만t으로 급감했다.

2년후에는 물고기 잡기가 아예 어려울 것이란 극단적 전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장강에서 물고기가 사라지는 원인은 크게 두가지. 우선 오염에 따른 생태계 파괴다.

장강 유역의 오수 배수량은 연 1백50억㎥를 넘어섰다.

특히 장강을 떠다니는 10만여척의 각종 선박에서 매년 1백여만t의 기름찌꺼기 오수가 배출돼 장강을 오염시키고 있다.

무분별한 남획도 문제. 전통적인 투망은 찾기 어렵다.

폭약과 화학약품이 사용돼 치어가 사라지는 것이다.

후베이 (湖北) 성 황메이 (黃梅) 현에선 폭약을 사용한 어로로 1천㎏에 달하는 물고기들이 떼죽음했다.

베이징 = 유상철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