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편의시설 없는 '空園' 많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도심 속의 작은 쉼터로 일컬어지는 시민공원. 날씨가 더워지면서 가족단위의 이용객이 늘고 있는 가족공원 10곳을 골라 본지 주부통신원들이 꼼꼼히 챙겨봤다.

한강시민공원 5개 지구 (망원.여의도.이촌.잠실.광나루) 와 여의도공원.보라매공원.용산가족공원.올림픽공원.양재 시민의 숲을 돌아본 통신원들의 총평은 한마디로 '낙제점' .전반적으로 화장실.매점.식수대 등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비위생적이었다는 게 통신원들의 한결같은 지적. 아울러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무질서와 시민의식의 결여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강시민공원의 경우 나무그늘이 없는 것은 젖혀두더라도 간이천막마저 부족해 많은 사람들이 다리 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여의도지구를 다녀온 이돈아통신원은 "따가운 햇볕을 피해 원효대교 아래 몰려있는 사람들을 보고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고 말했다.

드문드문 있는 식수대도 그나마 배수구가 막혀 더러운 물이 가득 차 있기도 했다. 간이화장실에 화장지가 비치돼 있을 것이란 기대는 아예 하지 않았지만 휴지통을 비우지 않아 넘쳐버린 화장실쓰레기와 심한 악취로 사용하기 어려운 곳도 많았다는 것 (이은혜통신원).

간이매점이나 식당차의 문제도 심각했다. 개장한지 4개월이나 지난 여의도공원의 경우 아직까지 매점 (5곳) 을 열지 않아 공원 주변에 비위생적인 노점상만 즐비했다 (김은주통신원).

용산시민공원도 매점은 한 곳도 없이 시중가보다 1백~3백원 가량 비싼 커피와 음료 자판기만 설치돼 있었다 (정옥선통신원) . 양재 시민의 숲엔 매점이 한 곳만 설치돼 있어 크게 불편했다.

박완정통신원은 "번데기 4천원, 파전 8천원을 받는 등 음식의 질도 낮은데 폭리를 취하고 있다" 고 전했다.

특히 5개 한강시민공원을 점검한 통신원들은 거의 모든 매점과 식당차에서 김밥 (2천원) 이나 우동 (2천~3천원) 을 조리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심지어 "음식물에 대한 위생관리가 제대로 돼있을지 의심스러워 빵이나 우유 같은 가공식품도 사먹기 껄끄러웠다" (이경희 통신원) 고. 통신원들은 이런 부분이 개선되고 제대로 관리가 이뤄진다면 가족공원이 시민들의 훌륭한 휴식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조인경통신원은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가족들이 편의시설이 부족한 와중에도 자연과 어울어진 넓은 공간에서 마음껏 뛰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고 전했다.

특히 장애인을 위한 화장실까지 갖춘 보라매공원을 다녀온 조전순통신원은 "잘 관리된 나무와 잔디에 볼거리와 놀거리도 풍성해 나무랄 것이 거의 없었다" 며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는 시민들도 문제. 김혜영통신원은 "공원 후미진 곳에서는 라면을 끓여 먹거나 쓰레기를 아무 곳에서나 버리는 등 몰지각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며 ▶시설물 아껴쓰기 ▶쓰레기 되가져오기 ▶취사하지 않기 등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역설.

다음은 주부통신원들이 조언하는 가족공원을 올바로 이용하는 방법.

▶가능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 많으나 주차공간이 부족하거나 주차비용이 비싼 곳이 많다.

▶음식물은 반드시 가정에서 식수까지 완벽하게 챙겨 갈 것.

▶앉을 자리가 마땅하지 않은 곳도 많으므로 돗자리와 햇볕 가리개도 준비해 간다.

▶화장지 휴대는 필수.

정리 = 유지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