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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크 당선 1등 공신은 美 선거전문가 카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이스라엘의 총리선거에서는 당선자 바라크만 웃은 게 아니다.

빌 클린턴 대통령 선거전략가였던 제임스 카빌 (55) 도 이번 선거의 승자다.

그는 바라크 진영에 합류한지 두달만에 완승을 이끌어내 국제적 킹 메이커로 자리를 굳혔다.

카빌은 어눌하고 거친 바라크의 화법부터 세련되게 고쳤으며 중동평화협상에 사사건건 제동을 걸어온 네타냐후에 대해 '나치나 다름없다' 며 직설적으로 공격,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아울러 참모총장 출신의 바라크를 군복 차림으로 TV에 출연시켜 군사 영웅의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하기도 했다.

과거 조지 부시 후보를 공격할 때 '문제는 경제' 라는 구호를 만들어낸 데 이어 이스라엘에서는 '문제는 변화' 라는 구호로 네타냐후 진영을 제압했다.

또 이스라엘이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는데 착안, 경제회복을 선거 이슈로 단순화시켜 안보를 강조하는 네타냐후를 무너뜨렸다.

그는 남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군장성이 폭탄공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바라크에게 1년 내 레바논에서 철군하는 공약을 발빠르게 내걸도록 조언하기도 했다.

네타냐후는 지난 총선에 이어 이번에도 미 공화당 선거전문가 아서 핑켈스타인을 끌어들였지만 바라크 - 카빌 연합에 무릎을 꿇었다.

카빌은 고교 졸업 후 루이지애나 주지사 선거의 자원봉사자로 나서 선거와 인연을 맺었다.

86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선거를 거쳐 92년 대선에서 클린턴 당선의 배후 주역으로 떠올랐다.

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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