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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총선 D-2…중동평화 갈림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중동평화의 갈림길이 될 이스라엘 총선이 종반에 접어들었다.

이스라엘의 21세기를 이끌어갈 총리와 국회의원 1백20명을 뽑는 선거지만 중동은 물론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중동문제 해결방법을 둘러싼 강.온파의 대결이 치열해 선거결과가 이 지역 정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5명이 출마한 총리선거는 집권 연립여당 네타냐후 (49) 현 총리와 바라크 (57) 노동당 당수의 대결로 좁혀진 상태. 강경파 네타냐후는 '이스라엘 존립 우선' 을, 온건파 바라크는 '평화속의 공존' 을 내세우고 있다.

네타냐후의 전략은 이스라엘 국민의 반 (反) 팔레스타인 (PLO) 정서를 자극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PLO의 국가창립 절대반대, 동.서 예루살렘 양보 절대불가 등을 유권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얼마전 동예루살렘의 PLO사무소를 폐쇄했다가 대법원으로부터 불가판정을 받은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바라크는 네타냐후의 대 아랍 강경노선은 중동에 항구적인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그는 군대만 갖지 않는다면 PLO의 국가창립도 인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투표일을 불과 이틀 앞둔 현재 판세는 지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는 바라크의 우세. 네타냐후 현 총리의 지지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연립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우파연합도 네타냐후가 이스라엘의 장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며 등을 돌리고 있는 상태다.

현재 언론들은 바라크가 50%, 네타냐후가 42%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직선으로 총리를 선출하는 이스라엘 선거법은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고 있는데 결선에서도 바라크는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6월 1일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

의회선거에서도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및 종교정당들의 의석이 줄어들고 좌파연합이 다수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물론 네타냐후 진영은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우파는 여론조사에선 늘 졌지만 선거에선 이겼다" 고 주장한다.

항상 전쟁위협에 시달리는 이스라엘인들이 입으론 평화론자를 지지하지만 실제 투표소에서는 안보론자의 손을 들어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바라크는 전쟁과 테러로 점철된 이번 세기를 끝내고 새로운 평화의 세기를 맞아야 한다는 열망 때문에 이번 선거는 종전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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