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횡령 의혹 SLS조선 압수수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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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검찰이 중견 조선그룹인 SLS조선과 그 계열사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창원지검 특수부는 15일 경남 통영시의 SLS조선 본사와 이 회사 이국철(47) 회장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비자금 조성 및 횡령 의혹이 있어 확인 작업을 벌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이 회사가 관급 공사를 받으면서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 회장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도 회계분석팀 수사관들을 현지에 파견했다. 이번 수사는 김준규 검찰총장이 취임한 뒤 내세운 토착 비리 수사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국철 회장은 철도청 공무원으로 10년간 일한 뒤 조선그룹을 키워내 샐러리맨 성공 신화의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다. 1990년대 초반 철도 차량 제작업체인 디자인리미트를 설립한 뒤 SLS중공업으로 확장했다. 이후 신아조선을 인수해 SLS조선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중견 그룹의 면모를 갖췄다. 이후 SLS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를 두고 있으며, 경남 경산에서 산업·조선기자재와 철도차량부품 등을 생산하는 SP로지텍이라는 회사도 계열사다. 지난해 SLS조선과 10여 개 계열사의 매출은 9800억원대로 조선업계 7위 정도다.

검찰 관계자는 “회사의 회계장부를 분석해 회사가 고속 성장하게 된 과정을 분석할 계획”이라며 “회사와 지역 유지들의 결탁여부도 수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 조선업계의 불황으로 회사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이 수사에 나선 이유를 모르겠다” 고 말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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