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돌림 못견딘 초등생, 고졸 검정고시 최연소 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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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초등학교때 당한 '왕따' (집단 따돌림)가 지긋지긋해 검정고시를 택했고 1년여만에 중.고교 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

6일 발표된 고졸 학력 검정고시 합격자 가운데 김현규 (金炫奎.13.서울마포구서교동) 군은 성장기 학생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집단 따돌림 경험을 이겨내고 최연소 합격의 영예를 따냈다.

지능지수 1백57인 金군이 검정고시의 길로 나서게 된 것은 지난 97년. 서울 K초등 4학년에서 6학년으로 월반한 그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어울려주지 않던 친구들이 金군의 얼굴에 침을 뱉거나 싸움을 걸면서 지옥과 같은 학교 생활이 이어졌다.

金군은 "앞으로 꽉 짜여진 중.고교 6년 과정을 다녀야 한다는 생각을 할 때마다 속이 폭발할 것 같았다" 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은 金군은 학원으로 발길을 옮겼고 6개월만인 그해 8월 중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다시 8개월만에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오는 11월 수능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金군의 꿈은 벤처기업가.

공과대에 들어가 조기 졸업한 뒤 사업을 벌여 큰 돈을 버는 나이답지 않은 꿈을 갖고 있다.

한편 올해 중졸 및 고졸 검정고시에 법무부 산하 12개 소년보호교육기관 (소년원)에 재학 중인 학생 3백50명이 응시해 2백49명이 합격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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