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개도국에 인터넷 미끼…영어.문화 전파 목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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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이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인터넷 무료보급에 팔을 걷고 나섰다.

이유는 두 가지. 하나는 인터넷을 통해 영어는 물론 미국의 문화를 자연스레 전파시켜 문화적 친밀성을 확보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21세기 전자상거래시대가 활짝 열릴 경우 개도국 시장접근에 유리해진다는 것. 미국의 개도국 인터넷 보급은 세계학습동맹 (AGL) 이 주도하고 있다.

AGL은 지난 수년 동안 미국을 비롯한 벽지학교에 인터넷 보급활동을 해오던 스쿨 온라인과 개도국 교사와 학생들의 교육을 실시해온 국제교육연구네트워크 (I*EARN) , 그리고 세계은행 산하기관인 세계개발링크 (WLD)가 지난 3월말 제휴해 탄생한 단체. 모두 비정부기구지만 연방정부는 물론 기업과 각종 단체의 기부금 지원을 받아 활동하고 있다.

물론 세계은행의 자금도 주요 재원이다.

이들이 제휴를 한 취지는 보다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인터넷을 보급하자는 것. 이를 위해 AGL은 4월초 개도국의 각급 학교를 대상으로 인터넷을 집중 보급한다는 1차 목표를 세웠다.

현재 이들의 도움으로 인터넷 교육을 받거나 장비를 받은 학교는 52개국 5천여곳. 중동의 레바논, 남미의 페루, 아프리카의 짐바브웨 등 웬만한 개도국은 모두 포함돼 있다.

AGL은 임무도 분담했다.

WLD는 학교의 교사들에게 인터넷 관련기술을 교육하고, 이같은 작업이 일선 교육현장에서 어떤 효과를 거두는지 평가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I*EARN은 교사와 학생들이 온라인 상에 있는 인터넷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전수하고 있다.

학교교육 전문인 스쿨 온라인은 장비조달과 인터넷교육 논리개발에 힘을 모은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97년 10만여명에 불과하던 아프리카 33개국의 인터넷 이용자는 지난달말 1백14만명으로 늘었다.

특히 AGL이 출범한 이후 이 지역 인터넷 사용자는 이전의 2배로 늘었다.

그러나 개도국의 경우 전화선 등 통신 인프라가 부족해 어려움도 많다.

최근 우간다의 한 학교를 방문한 스쿨 온라인의 투라지 라히미 회장은 20대의 컴퓨터 단말기가 전화선 부족으로 하루 한시간밖에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무선접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섀무얼 칼슨 AGL 기획담당은 "인터넷을 통해 개도국의 교사와 학생들이 세계정보를 공유할 경우 언어는 물론 세계문화에도 자연스레 친숙해져 세계화가 실현되는 이점이 있으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바라는 것" 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지는 최근 "AGL이 보급한 인터넷기술이 수확을 거둘 것" 이라며 "이는 다가올 전자상거래시대에 미국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 이라고 분석했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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