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 '노사화합 훈장' 업체·노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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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삼성BP화학 최성래 사장]

중소기업 부문에서 '가장 노사화합이 뛰어난' 업체로 선정돼 30일 산업평화의 탑 금탑을 받은 삼성BP화학은 1백90여명의 전 직원이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해낸 모범 사례다.

노사가 각각 7명씩 참여하는 '한마음협의회' 가 대표적인 화합의 산물. 이 협의회는 한달에 한번씩 열려 사원처우는 물론 경영현황까지 논의한다.

이밖에도 사원 대표가 1년에 두번씩 경영전략회의에 참석, 의사결정에 참여하는가 하면 경영진은 1주일에 두번씩 생산현장에서 근무하는 등 노사 양측이 '열린 경영' 과 '공감경영' 을 해오고 있다.

특히 외환위기를 맞은 지난해에는 구조조정 차원에서 감원된 직원 13명 전원을 회사가 나서 취업을 알선해 주기도 했다.

최성래 (崔成來) 사장은 "경영이 어려웠던 지난해에도 노사가 똘똘 뭉쳐 흑자경영을 할 수 있었다" 며 "직원들의 애사심과 협조가 위기 극복의 최대 원동력이 됐다" 고 말했다.

崔사장은 "특히 올해는 직원들이 회사가 알아서 처우를 결정해 달라고 일임했다" 며 "회사도 이같은 애사심에 보답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다" 고 덧붙였다.

삼성BP화학은 산업용 빙초산을 생산하는 업체로 89년 영국BP사와 합작한 곳. 지난해 2천2백28억원 매출에 2백31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수호 기자

[세방실업 노동조합 이효진 위원장]

"노동자들과 함께하려 노력했을 뿐입니다."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정부로부터 석탑훈장을 받는 춘천 세방실업 노조위원장 이효진 (李孝振.53.강원도 춘천시 퇴계동) 씨.

73년 강원봉제에 입사한 李씨는 회사의 주인과 이름이 춘천통상.세방실업으로 바뀌는 동안 줄곧 노조위원장을 맡으면서 퇴직금 받아주기 등 근로자들의 권익을 찾아준 공로로 훈장을 받았다.

李씨가 입사 1년 후인 74년 노동운동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지만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조합을 만들고 위원장을 맡았다.

李씨는 취임 후 처음으로 근로자들이 연월차수당 등 각종 법정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75년에는 회사측과의 협상을 통해 1백%의 상여금 제도도 만들어냈다.

92년 강원봉제가 문을 닫아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있을 때에는 납품하던 서울의 대기업을 찾아다니며 주문을 받아오는 한편 새로운 기업주를 찾아나서 문 닫을 위기에 처한 회사를 되살렸다.

또 같이 일하던 근로자들의 희망을 받아 유사 직종에 취업을 알선해 주기도 했다. 李씨는 "노사가 협력해야 회사를 살릴 수 있다. 근로자와 회사가 모두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춘천 =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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