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컷] 동양방송, 한글자막 처리해 日드라마 방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한글 자막을 단 일본 드라마가 우리 안방까지 들어온다. 도쿄에 본부를 둔 일본 위성방송사인 OSB­TV (동양방송)가 1일 밤 10시부터 일본 드라마 '길' 을 한글로 자막처리해 방영하기로 결정한 것.

'길' 은 80년부터 2달 간격으로 일본 민영방송인 도쿄방송에서 1회씩 방영돼 16년간 인기를 끌었던 32부작의 장수드라마. OSB­TV는 한국인 교포를 대상으로 일본은 물론 중국.베트남까지 수신권역으로 하는 한국어 방송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방송업계에서 논란이 뜨겁게 전개될 전망이다. 일본의 위성방송이란 점에서 전파 송출 자체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중계유선이나 케이블 방송을 통해 한글자막을 단 일본드라마가 여과없이 나갈 경우에는 문제가 심각해진다.

일본 방송 개방에 대한 찬반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 대중문화 개방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으로 논의되던 방송분야가, 그것도 드라마가 공론의 과정없이 편법으로 들어오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중계유선 사업자와 케이블 지역방송국의 향후 움직임에 대해 관심이 몰리고 있다. 현행 종합유선방송법상 중계유선을 통한 해외위성방송의 송출은 금지돼 있다.

유선방송위원회에 따르면 전국의 중계유선 사업자 수는 8백60개.이 중 OSB­TV의 4개 채널을 그대로 받아 24시간 내보내고 있는 곳이 1백41개. 중계유선을 통한 전국의 7백50만 시청자 가운데 OSB­TV를 시청할 수 있는 시청자 수는 3백만~4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백성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