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역 내달부터 전면 우측통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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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10월부터 서울 모든 지하철역에서 우측통행이 시행된다. 서울시 신용목 교통정책담당관은 11일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보행 문화 개선 운동에 맞춰 10월 1일부터 지하철 1~9호선 모든 역에서 우측통행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신 담당관은 “오른손잡이가 많은 인체 특성상 우측 통행이 편리하다”며 “현재 공항 출입문이나 횡단도보 등도 우측통행에 맞게 설계돼 있어 우측보행을 하면 보행속도가 1.2~1.7배로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163개 역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 1109대의 진행 방향을 우측보행에 맞게 바꾸기로 했다(사진). 기계의 안정화 기간을 고려해 혼잡이 덜한 역부터 9월에 단계적으로 전환하게 된다. 6개 역, 20대의 무빙워크도 운행 방향을 변경한다.

좌측통행에 맞춰 설치된 지하철 개찰구의 진행 방향 유도표시도 조정한다. 환승 방향을 안내하는 환승띠 1만1653m도 우측보행에 맞게 바꾼다. 또 시행 초기에 에스컬레이터나 무빙워크 등에 도우미를 배치해 혼란을 줄일 계획이다. 단, 우측통행 때 보행자 간 충돌이 발생할 우려가 큰 지점에서는 좌측통행도 함께하기로 했다. 서울시 오세광 도시철도팀장은 “우측보행이 조기에 정착되도록 객차 방송과 전광판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1905년 12월 발표된 대한제국 경무청령에 따라 보행자와 차마의 우측통행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에 좌측통행으로 바뀐 뒤 현재까지 계속돼왔다. 영국 ·일본·홍콩 등에서는 법적 규정은 없으나 우측통행이 관습화돼 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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