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도지사집 억대 털었다'…절도범 옥중자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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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문 절도범이 도지사.경찰서장의 집에 침입, 거액의 금품을 훔쳤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중 도지사와 경찰서장은 피해 사실을 부분적으로 시인했다.

지난달 17일 인천 부평경찰서에 붙잡혀 특수절도혐의로 구속기소된 金강용 (32.인천구치소 수감) 씨는 지난 12일 한나라당 안양시 만안지구당에 편지를 보내 장관 등의 집에서 억대의 금품을 털었다고 주장했다.

金씨는 편지에서 ▶올해초 서울강남구삼성동 K장관 집에 들어가 고서화 2점 등 1억9천만원 상당의 금품 ▶지난 1월말께 서울양천구목동 Y도지사의 서울관사에서 현금 2억원 및 귀금속 등 2억5천만원 상당의 금품 ▶지난달초 경기도안양시동안구관양동 B경찰서장 관사에서 현금 5천8백만원을 훔쳤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金씨의 주장에 대해 K장관은 "도난당한 물품은 그림 2점으로 한점은 중국 여행때 입수한 기와 탁본 (중국돈 10원 상당) 이고 다른 한점은 중앙대 부총장 재직시 학생이 그려준 그림" 이라고 해명했다.

Y지사측은 "도난당한 금품은 업무추진비 2천만원과 사비 1천5백만원 등 현금 3천5백만원, 지사가 외국 출장중 선물받은 반지 등 보석류 (진품 3점.모조품 2점으로 시가 5백만원 상당) 등 모두 4천만원 상당" 이라고 말했다.

B서장은 경찰 조사에서 "현금 8백만원을 도난당했다" 고 시인했으며, 현금출처에 대해 경찰청으로부터 감찰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金씨는 공범 金영수 (47) 씨와 함께 서울과 인천 등지의 아파트.단독주택에서 수억원대의 금품을 훔쳐 승용차 트렁크에 싣고 다니다 경찰 불심검문에 검거됐다.

당시 Y지사는 현금 4천만원, B경찰서장은 현금 8백만원을 도난당했다고 각각 경찰에 신고했으며, K장관은 도난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평경찰서 진성기 형사과장은 "조사 당시 金씨가 Y지사 집에서 털었다는 금품은 Y지사 측이 도난신고한 내역과 일치했으며, B서장 관사에서 털었다는 5천8백만원에 대해서는 8백만원으로 피해신고를 해온 B서장의 진술대로 처리했다" 고 말했다.

이 사건을 송치받아 조사 중인 검찰 관계자는 "경찰에서 자백한 혐의내용에 대해 金씨로부터 모두 시인받아 이미 기소한 상태" 라며 "사건축소 운운하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 고 말했다.

인천 =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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