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주력사 빚 출자전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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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이르면 이달중 5대재벌 주력 계열사에 대해 대출금과 주식을 맞바꾸는 출자전환과 이익을 내는 '알짜배기' 계열사 매각 계획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5대그룹 주채권은행들도 각 그룹이 출자전환 대상 업체를 선정해올 경우 적극적으로 대출금을 출자로 전환, 해당 그룹의 부채비율을 낮춰준 뒤 외자유치에 나서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15일 "5대그룹도 자산재평가를 뺀 부채비율을 올 연말까지 2백% 이내로 낮추는 등 약속한 구조조정 계획을 이행하려면 결국 은행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며 "이에 따라 5대그룹 주력 계열사의 대출금 출자전환이나 매각 계획이 조만간 가시화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5대그룹 주채권은행에 출자전환 대상 업체를 검토해와 이미 7~8개 업체가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며 "미온적이었던 기업 측의 태도가 달라지고 있어 채권은행과 협의가 급진전될 것으로 본다" 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헌재 (李憲宰) 금감위원장은 이날 오후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아벤처포럼 강연이 끝난 뒤 "구조조정이 부진한 5대그룹 계열사에 대해 채권은행이 강제로 워크아웃 (기업개선작업) 을 시행할 경우에는 경영권을 박탈할 것" 이라고 경고했다.

李위원장은 또 16일 열릴 예정인 5대그룹 1분기 구조조정 실적 평가와 관련, "전체적으론 잘 됐지만 1~2개 그룹 계열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받고 있다" 고 밝혀 1~2개 그룹에 대해서는 금융권 제재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한편 5대그룹 주채권은행인 한빛 (삼성.LG).외환 (현대).제일은행 (대우.SK) 은 각 그룹이 워크아웃 대상기업을 선정해올 경우 은행 측이 내정해놓은 업체를 고집하지 않고 해당 그룹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주기로 했다.

정경민.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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