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봄세일 계단옆 '원가상품'이 알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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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롯데. 현대. 신세계. 미도파 등 주요 백화점들이 다음달 2일부터 봄 정기세일에 들어간다.

약 20일간 계속될 이번 세일은 국제통화기금 (IMF) 관리체제 이후 소비심리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처음 실시하는 세일이란 점에서 매출회복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각 백화점은 이번 세일이 앞으로의 매출 판도를 좌우한다는 각오 아래 전사적인 역량을 동원, 총력전을 펼 태세다.

정기세일에 앞서 브랜드 세일을 시작, 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있으며 그랜드.LG.한신코아 등 중.소 백화점들은 이달 하순 먼저 세일에 들어가는 등 메이저 그룹과 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다.

◇ 경기회복 심리를 노린다 = 백화점들은 최근 매출이 지난해보다 10~15% 가량 늘어나자 이같은 '수요 회복' 을 정기세일을 통해 전량 흡수하겠다는 속셈이다.

하지만 세일 참여업체들의 재고물량이 많지 않아 세일 후반에는 물량부족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떨이' 식의 대형 행사보다는 기획상품 위주의 판촉전을 많이 준비하는 추세. 업계 관계자들은 에스컬레이터 주변에 특별기획행사로 집중 배치하는 '로스리더' 상품을 놓치지 말라고 귀띔한다.

손님을 끌기 위해 전략적으로 준비되는 이들 상품은 거의 원가에 판매된다는 것. 각 백화점은 또 20여일간의 세일을 1주일씩 3단계로 나눠 상품을 달리하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미도파의 경우 1단계인 2~7일엔 초저가.노마진의 특별기획전을 집중 배치,가계 절약형 상품의 판촉에 주력한다. 2단계인 8~14일에는 유명 브랜드의 봄상품 퍼레이드를 통해 유행을 선도할 주력상품으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 이어 20일까지는 5천.1만.2만원 등 균일가 상품을 선정, 행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따라서 고객 입장에서는 광고 등을 통해 세일 상품을 미리 알아보고 자신이 필요한 물건을 싸게 사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입점업체들의 세일 참여율은 60~70%로 예년보다 3~5% 떨어질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 상대적으로 물량이 부족한 여성 캐주얼류 등의 참여가 저조하다. 할인율은 20~40%가 대부분이나 품목에 따라 50%가 넘는 경우도 있다.

◇ 경품 경쟁 = 아파트까지 경품으로 등장한 지난해 가을에 이어 또 한차례 치열한 경품대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겉으로는 '서로 자제하자' 고 말하고 있으나 어느 업체든 고객의 관심을 끌만한 아이디어를 내놓기만 하면 곧바로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는 '폭풍 전야' 의 분위기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이른바 '빅3' 의 경우 보안 유지를 위해 광고 때까지 관련 임직원의 귀가 금지까지 검토하는 등 극도의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경품내용은 회사 내에서도 절대 비밀" 이라면서 "깜짝 놀랄 만한 경품들이 많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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