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柳) → 류 나(羅) → 라 5만여 명 성 표기 바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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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유(柳)·나(羅)·이(李) 등의 성씨를 류·라·리 등으로 쓸 수 있게 된 이후 5만5000여 명이 한글 표기를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대법원에 따르면 2007년 8월 두음법칙의 예외를 인정해 소리 나는 대로 한자 성씨를 쓸 수 있도록 예규가 개정된 뒤 지난달 말까지 2년 동안 5만5175명이 변경 신청을 해 받아들여졌다.

이중 유(柳)씨를 류씨로 고친 사람은 5만4346명으로 전체 변경 신청자의 98.5%를 차지했다. 나(羅)씨를 라씨로 바꾼 사람은 575명(1%)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이 밖에 ‘이(李)→리’는 211명, ‘여(呂)→려’는 19명, ‘임(林)→림’은 17명이었고, ‘노(盧)→로’, ‘양(梁)→량’도 3명씩 있었다. 하지만 육(陸)씨를 륙씨로 바꾼 사람은 없었다.

호적에 한자로만 쓰이던 성씨는 1994년 이후 한글이 함께 사용됐고, 96년부터는 모든 성씨에 두음법칙이 적용됐다. 2008년 호적이 폐지되면서 성씨 정정 허가를 받으면 가족관계등록부상의 표기를 바꿀 수 있게 됐다.

대법원은 국민의 약 23%인 1100만여 명이 두음법칙이 적용될 수 있는 성씨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성씨 표기 변경은 본적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에 신청해야 하고, 표기를 바꾸고 나면 다시 변경할 수 없다.

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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