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는 제로섬 게임 아니야 … 경쟁자가 조력자 될 수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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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호 30면

‘영혼을 잃는다면 비즈니스에서 성공해 봐야 과연 무슨 소용인가’. 우리 부부가 지금까지 숱하게 들어온 말입니다. 후대의 역사가들이 당신의 일생에 대해 ‘새로운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엄청난 부를 쌓았지만 가족과 사회, 심지어 나라에서조차 외면당했다’고 기록했다고 칩시다. 이렇다면 당신은 궁극적으로 승리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잭 웰치 부부의 성공 어드바이스<126> 비즈니스에서 성공은 과연 무엇인가

사실 시장점유율이나 이익을 늘리는 게 성공은 아니지요. 승리는 개인적인 여정입니다. 그것은 당신이 선택한 목적지에 이르기 위한 선택입니다. 그 최고의 펀더멘털은 ‘성취’에 관한 것입니다. 당신의 목표는 행복한 가정을 이루거나 아이에게 책 읽기를 가르치는 것, 혹은 전 세계를 배로 항해하는 것 등등이 되겠지요. 세계 시장에서 아주 성공적인 회사를 세우는 것이 될 수도 있겠지요.

스포츠에서 한 팀이 이기면 다른 한 팀은 지게 마련이지요. 그러나 비즈니스에서 승리한다는 건 이긴 쪽이 모든 것을 갖는 제로섬 게임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어떤 한 회사가 승리했다고 했을 때 여기에는 일반적으로 2차적인 승자가 있게 마련입니다. 회사의 중역과 주주는 물론 종업원을 포함해 공급자·판매자 모두 승자가 될 수 있지요. 한 기업의 성공은 수십 개의 신생 기업을 만들기도 합니다. 모회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자회사가 생기는 경우가 대표적이지요. 이러면서 사회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서서히 활기를 띠게 됩니다.

물론 이익을 내기 위해 영혼을 팔아먹는 사례도 있습니다. 성직자부터 정치인까지 모든 인간사엔 항상 부패 스캔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최고의 비즈니스맨은 바른 방법으로 승리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믿습니다. 그들은 가족·친구·동료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찾고 있습니다.

“내가 성공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다른 사람들이 반드시 실패해야 한다.” 역사상 최고의 정복자 칭기즈칸이 했다는 말입니다. 때때로 몽골 사람들이 인용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이런 얘기를 들었을 때 당신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건 난센스입니다. 물론 당신이 경쟁자에게 둘러싸여 있고 싶지는 않겠지요. 모든 비즈니스맨은 매출을 늘리고,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최대 이익을 내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비즈니스맨은 경쟁자들 역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경쟁자들은 당신을 사납게 하기도 하고 배고프게 만들기도 할 것입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경쟁은 이렇게 고통스러운 것입니다. 반대로 경쟁이 없는 비즈니스 세계는 어떨까요. 경쟁이 없는 회사 조직은 대개 비대하고 둔감해지게 마련입니다. 자기만족과 오만불손에 빠진 관료적인 독점회사를 보시면 바로 알 수 있지요.

당신이 경쟁회사까지 배려하거나 신경 써 줄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칭기즈칸과는 달리 당신은 그들을 주위에 둘 수는 있습니다. 그것은 일단 고객에게 유리합니다. 물론 그것이 때로는 당신에게 고통스러울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당신에게도 유리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치열한 경쟁은 비즈니스 세계에 긍정적인 효과를 냅니다. 서로 긴장하고 경쟁하는 가운데 시장이 커지고 소비자 후생을 증대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불행을 고소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실 이것은 인간의 본성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성공한 비즈니스맨이라면 이런 본성과는 다르게 행동해야 합니다. 옛날 속담처럼 다른 사람의 양초가 모두 타 버리면 그만 불행해지는 게 아니라 방 전체가 어두워지게 마련입니다.

강력한 경쟁자들을 가지고 있다면 오히려 행운인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경쟁자에게 맞설 실력을 증진시킬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750여 년 전 몽골 초원에서 적들과 맞서던 칭기즈칸의 충고는 지금에 와서 보면 아무래도 시대에 뒤떨어진 충고로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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