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리뷰] '종교 다시 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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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우리 사회의 종교담론은 정통/사이비라는 흑백논리에 익숙해 있다.

'윤리적 종교 = 진짜 종교' '비윤리적 종교 = 가짜 종교' 라는 등식이 바로 그것. 하지만 한국종교연구회 소속 13인의 소장학자가 펴낸 '종교 다시 읽기' (장석만 책임편집.청년사.1만4천원) 는 우리에게 새로운 접근시각을 제공하고 있어 주목된다.

"종교라는 입장에서 보면 진짜냐 가짜냐는 구분은 무의미하다. 97년3월 세계를 두려움으로 내몰았던 '천국의 문' 사건이 대표적이다. 그것을 '새로운 종교운동의 효시' 라고 규정한 일부 사람의 경우 윤리 따위엔 관심도 없는 걸까. "

얼핏 읽으면 오해의 소지도 없지 않아 보인다. 종교에 대한 사회적 통념을 뛰어넘으려는 이 책의 논의전개는 상당히 치밀하다.

심지어 이상한 일본 불교로 치부되는 '남묘호랭개교' 에 대해서도 다른 관점을 내세울 정도.

"그것은 SGI한국불교회 (일명 창가학회 또는 일련정교) 라는 이름의 신종교다. '나무아미타불' 의 일본식 발음인 '남묘호랭개교' 임에도 편견을 먼저 말하는 건 바람직 하지 않다. " 이처럼 이 책은 종교에 대한 선입견 해소와 새

천년의 시대에 걸맞는 방향성 설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죽음과 고통에 대한 물음' 은 종교 본연의 것이지만 '종교변동론' 은 남다르다는 의미다.

허의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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