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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이 웃는 이]'칫솔은 부드러워야' 잘못 인식 77%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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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웃으면 복이 온다. ' 활짝 웃는 얼굴엔 고운 이가 돋보이게 마련. 뿐만 아니라 튼튼한 이는 건강을 보장한다.

그런데도 우리의 구강건강은 개인 위생에서 국가 정책에 이르기까지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다.

이의 건강을 되찾아 가는 '고운 이 웃는 이' 캠페인을 5회에 걸쳐 벌인다.

우리 국민은 구강위생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잘못된 인식' 때문에 헛된 노력만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본사가 중앙리서치㈜에 의뢰, 만2세 이상 전국의 국민 9백60명을 대상으로 '전국민 구강위생 실태조사' 를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조사결과 전체 응답자의 97.8%가 구강위생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는 오복 (五福) 의 하나' 라는 속담을 가지고 있는 국민답게 치아 건강의 중요성을 많은 국민이 인지하고 있다는 증거다.

또 하루 2회 (56%) , 3회 (32.3%) , 3회 이상 (3%) 칫솔질을 하는 인구도 적지않아 치아 건강을 위해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도 드러났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과연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먼저 칫솔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다.

칫솔을 선택할 때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77.1%의 응답자가 '칫솔모의 부드러운 정도' 를 꼽은 것.

서울대 치대 예방치학과 문혁수 (文赫秀) 교수는 "충치.잇몸 병의 가장 큰 원인인 프라그는 물리적인 힘이 있어야 이에서 제거된다" 며 "칫솔 모가 부드러우면 프라그를 없애기 어렵다" 고 지적했다.

많은 사람들이 부드러운 칫솔을 선택하는 것은 이를 닦을 때 피가 나오기 때문. 피는 잇몸 염증 때문에 나온다.

피가 나오면 대부분 사람들이 하던 칫솔질을 멈추거나 더 부드러운 칫솔을 구입하려 든다.

그러나 이런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피가 나와도 칫솔질을 멈추지 말아야하고 계속 닦아야 염증이 없어진다" 는 것이 문교수의 설명이다.

3분 이상 칫솔질 하는 사람도 남녀불문, 노소불문하고 50%를 넘지 않았다.

특히 미취학아동.초등학생의 경우 각각 24.1%와 23.3%로 3분 이상 칫솔질 비율이 현격히 낮았다.

이는 칫솔질에 대한 과신 때문. 칫솔질을 아무리 공들여 해도 완벽한 이 닦기는 어렵다.

그런데 '하는 둥 마는 둥' 으로 충치를 면해보겠다는 것은 욕심이라는 것이 치과의사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이는 스케일링 경험에서도 나타난다.

전체적으로 스케일링 경험자는 41.3%이나 이 경험자 중 스케일링을 정기적으로 하는 비율은 18.2%다.

전체적으로 볼 때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하는 사람은 매우 적은 것. 스케일링은 개인차가 있어 1년에 한번 정도 하면 되는 사람, 1년에 세 번은 해야되는 사람 등 제각각. 그러나 예치과 김석균 (金石均) 원장은 "중요한 것은 치과의사의 조언을 받고 길든 짧든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해야한다는 점" 이라고 말했다.

구강위생 분야에서 가장 사회적 이슈가 됐던 '수돗물 불소화' 에 대한 인식도 낮았다.

뜨거운 찬반 양론이 언론을 통해 여러 번 보도됐음에도 찬반 양론을 떠나 문제 자체를 알고 있는 수가 38.5%에 그쳤다.

알고 있는 사람 중에서는 57.4%가 찬성한다고 해 찬성이 반대를 근소하게 앞섰다.

찬성하는 사람들은 '충치를 예방할 수 있어서 (77.8%)' 찬성한다고 했고 반대하는 사람들의 이유는 '인체에 해로울 것 같아서' '다량 첨가되면 인체에 해로움' '식수에 이물질은 꺼림직 하다' 등 불소의 유해영향에 대한 경계심이 주류를 이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나라 사람들의 구강상태는 어떠한가.

일단 크게 열악하지는 않지만 바람직한 상태도 아니다.

우선 30.1%가 충치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현재 보유 중인' 충치 수이지 충치경험수치를 따지자면 어린이들까지는 80%, 성인들은 90%에 육박한다는 것이 치과의사들의 견해다.

일단 대부분 사람들이 충치를 면하지 못하고 일생을 보내는 셈이다.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이 의치사용 비율. 현재 의치를 사용하고 있는 비율은 조사결과 45.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높은 수치다.

한 두 개 이를 새로 해 박은 것으로부터 부분 틀니, 완전 틀니까지를 모두 포함한 수치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보통 65세가 되면 자신의 이를 모두 잃어버린다.

틀니 인생이 시작되는 것. 번거로움뿐 아니라 비용도 만만치 않아 노인들에게는 이래저래 부담이다.

구강문제로 대인관계에서까지 피해를 입고 있는 사람들까지 있다.

전체의 8.2% 정도. 연령별로는 사회활동이 많은 30~40대가 불편을 많이 호소했다.

내용을 보면 입냄새가 39.2%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치아가 벌어짐' '치열이 고르지 못함' '발음 부정확' '치아변색' '충치' 순이었다.

최대 고민으로 꼽힌 입냄새는 위장병 등으로도 생기지만 우선은 충치.잇몸 병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대인관계에 걸림돌이 되는 입 냄새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자면 청결한 구강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한다는 결론이다.

한편 전국민의 80.2%가 치과에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고 이중 50.4%가 충치 때문. 그러나 20~30대는 스케일링, 40대 이상은 의치를 위해 치과를 찾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치과 이용에 대해서는 63.9%가 만족한다고 했다.

치과이용에 불만족한 이유로는 의사의 불친절 (12.6%) 과 함께 설명 미흡.치료 미흡.치료시 통증 등을 꼽았다.

또 응답자의 88.2%가 치아보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여 치아치료 비용이 일반인들에게 부담이 되는 것으로 풀이 됐다.

이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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