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협상 어민 반응]쌍끌이 구걸 어민들 분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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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어민들은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무슨 성과가 있느냐" 는 게 일반적인 평가.

일본해역에서 다시 조업을 할 수 있게 된 쌍끌이.채낚기 업계는 "고기잡이를 할 수 있게 돼 좋다" 면서도 "타격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하지 않겠느냐" 며 큰 기대는 하지 않는 분위기. 그러나 상대적으로 어획쿼터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북태평양 명태잡이 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어민총연합 유종구 (兪鍾久.49) 회장은 "한마디로 실망스럽기 짝이 없는 협상결과" 라면서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든 해양수산부를 채낚기해버리고 싶은 심정" 이라고 말했다.

兪회장은 "전체 어획쿼터 (14만9천t) 를 늘리지 못한 채 업종별 어획량을 조정한들 전체 어민 피해를 줄이는데 무슨 도움이 되느냐" 며 "새 한.일 어업협정 백지화 운동을 계속 펴나가겠다" 고 말했다.

대형기선저인망 쌍끌이어선 제51, 52 대정호 (91t) 선주 이정길 (李正吉.65.대정수산 대표) 씨는 "현재 제주도 근해에서 적자조업을 하고 있는 어선들이 빨리 황금어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입어절차를 빨리 마무리해 주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부산대형기선저인망수협 이수인 (李壽仁.64) 조합장은 "일본이 허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쌍끌이어선의 어획쿼터 2천t은 어민들이 요구한 6천5백t의 3분의1도 안되고 그나마 다른 업종의 쿼터를 빼앗아 오는 형식이어서 씁쓸하다" 며 아쉬워했다.

李조합장은 "곧 조합원 대책회의를 열어 지난번 정부에 신청한 어선감척 조정문제 등을 의논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홋카이도 (北海道) 명태쿼터가 줄어들 것이라는 소식에 부산시동구초량동 선경수산 관계자는 "안그래도 고기가 안잡혀 어려운 판에 어획량까지 더 줄인다면 우리는 아예 죽으라는 말이냐" 며 분개했다.

부산〓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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