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에 무료 전셋방…서울시, 9월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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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노숙자 2~3명이 함께 모여 살며 자립의 길을 준비할 수 있는 전셋방이 이르면 올 9월부터 서울시내 곳곳에 마련된다.

서울시는 9일 '희망의 집' 입소자중 직장을 확보했거나 생활이 안정된 사람, 자립의지가 강한 노숙자 1천여명을 선발, 1년간 '자활의 집' (전셋방) 을 얻어주기로 했다.

또 자활의 집 입소자중 직장을 확보하지 못한 노숙자들에게는 6개월간 공공근로 기회가 부여된다.

전셋값은 방1개당 1천5백만원 정도로 시는 희망의 집 인근을 중심으로 모두 4백50여개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 주말 청와대와 보건복지부에 소요 예산 60여억원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실업극복 범국민운동본부 기금 6백억원중 일부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시는 또 사회복지법인 자광재단이 운영하는 충남금산군남이면석동리 23만여평 농장에 영농희망 노숙자 50명을 정착시켜 입소기간 동안 공공근로에 해당되는 임금을 지급하고 영농수익금은 이들이 공동 분배하는 자립농장을 시범운영키로 했다.

이와 함께 인천국제공항 건설사업에 노숙자 5백명을 일반 근로자로 취업시키고 산림청이 시행하는 국유림 간벌사업에 2백20명을 추가로 투입할 방침이다.

시는 직업교육을 희망하는 노숙자 7백명을 대상으로 올 4월부터 연말까지 3~6개월 단위로 시립직업전문학교.고용촉진훈련기관 등에 위탁해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알콜치료 및 심리상담센터도 10여곳 운영키로 했다.

3월 현재 서울시내에는 희망의 집 입소자 3천1백명과 자유의 집 입소자 7백30여명, 서울역 지하도 노숙자 2백여명 등 모두 4천여명의 노숙자들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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