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회장 부친묘 도굴사건 '유골인질' 현장검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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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롯데그룹 신격호 (辛格浩) 회장 선친 묘소 도굴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 동부경찰서는 9일 범인 정금용 (鄭金溶.38).임종순 (任鍾淳.34) 씨 등 2명을 분묘 발굴 사체영득 (領得) 및 공갈미수 혐의로 구속하고 현장검증을 벌였다.

鄭씨 등은 개인빚을 갚기 위해 보석 등 부장품을 노려 지난 3일 오후 8시쯤 울산시울주군언양읍구수리 충골산에 있는 辛회장 부친 묘를 파헤쳤으나 부장품이 나오지 않자 유골의 일부를 절단, 任씨가 운영하는 대전시대덕구오정동 흙다방 옥상에 감춘 뒤 다섯차례에 걸쳐 8억원을 요구하는 협박전화를 한 혐의다.

한편 이날 오후 3시20분부터 40분동안 울산시울주군언양읍구수리 묘지에서 있은 현장검증에서 범인들은 현장답사를 거쳐 5시간동안 무덤을 파헤쳐 시신 일부를 꺼내 대전으로 가기까지의 전 과정을 시종일관 담담하게 되풀이했다.

그러나 鄭.任씨가 봉분에 올라가 무덤을 파헤치는 모습을 재연한지 10분만에 이 모습을 지켜보던 롯데햄 부회장 신준호씨의 아들 동학 (31) 씨가 이들에게 달려드는 바람에 현장검증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현장에는 辛회장의 가족과 고향 주민 10여명이 지켜봤고 시신 일부를 잘라 비닐로 싸는 장면에선 치를 떨기도 했다.

대전 = 김방현 기자, 울산 =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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