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캠브리지캐피탈 서중원·구자웅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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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월스트리트에서 잔뼈가 굵은 한국인 전문가들이 하나둘 돌아오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해외자본 유치에 골몰하고 외환거래가 자유로와진데다 적대적 인수합병 (M&A) 등이 허용되면서 그들이 활약할 수 있는 시장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서중원 (徐仲源.41).구자웅 (具滋雄.39) 씨는 지난해 M&A를 중개하고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자문하는 회사, 캠브리지 캐피탈을 세웠다.

具씨는 하바드 대학과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지난 85년부터 제임스 월펀슨 세계은행 총재가 창업한 M&A 전문회사인 월펀슨사에서 활약했다.

지난해 퇴사할 무렵 그의 직함은 아시아담당 전무. 월펀슨사의 경력으로는 최근 소로스에 의해 서울증권 사장으로 발탁돼 화제를 모은 강찬수 사장의 4년 선배. 徐씨는 서울대를 잠시 다니다 시카고 대학에서 경제학 학사를, 영국 캠브리지대학에서 컴퓨터공학 석사를 땄다. 월스트리트 겔러그룹에서 출발해 선물.파생금융상품.M&A 분야까지 폭넓게 일했다.

일본 사쿠라은행의 선물관련 자회사인 사쿠라 델셔 (홍콩) 의 상무를 끝으로 구씨와 함께 캠브리지 캐피탈을 세웠다. 具씨는 뉴욕에서, 徐씨는 서울에서 각각 회사를 대표한다.

지난해 6월 자본금 20만 달러로 출발한 캠브리지 캐피탈은 올해초 지분의 10%를 사쿠라 은행에 팔았다. 매각대금은 50만달러. 1년도 안돼 회사가치가 20만달러에서 5백만 달러로 25갑절이 된 셈. 이 회사는 기업구조조정 부문에서 세계 1위인 미국의 블랙스톤그룹과도 업무협조관계를 맺고있다.

캠브리지 캐피탈은 현재 64대 그룹에 속하는 한 그룹의 구조조정 자문을 비롯해, 두세건의 M&A업무를 맡고 있다. 이런 일들이 모두 성사될 경우 이들이 챙길 자문료는 수백억원대. "외국인 투자가들에겐 한국말고도 투자할 곳이 많다. 적기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

이들은 사내인력만으로 덤볐다가 엉망이 되고마는 국내 기업들이 적지않다고 안타까와했다. 신뢰관계는 한번 허물어지면 쉽게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문은 인간관계와 신용으로 이뤄집니다. 외국의 유수 자문기관은 이미 외국 유수기업들과 이런 저런 관계가 있기 마련이죠. 이 쪽의 정보가 새나갈 우려도 없지않습니다. 월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지만 국익도 생각한다는 게 우리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죠. " 이들이 내세우는 또하나의 세일즈 포인트다.

이재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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