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도시]보스턴의 한국계 기업들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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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보스턴 지역에서 그런대로 자리를 잡았다고 꼽을 만한 한국계 벤처기업인들은 10명 미만. 실리콘 밸리 쪽에 비하면 훨씬 적은 숫자며, 창업역사도 대개 10년 이하다.

저변이 그만큼 빈약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몇명은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다.

최근 급부상 중인 사람은 지난 93년 인터넷 팩스메시지 업체인 소프트링크스를 창업한 이희규 (李熙奎) 사장이다.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프린스턴대에서 박사학위 (컴퓨터과학) 를 받은 그는 10여년에 걸친 노스웨스턴대 교수 및 AT&T 벨 연구소 연구원 생활을 청산하고 벤처업계에 뛰어들었다.

팩스 송수신 때 문서의 관리.통제가 쉽고 전화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인터넷 팩스의 아이디어를 보스턴 일대 포럼과 협회를 통해 홍보하자 도와주겠다는 사람이 줄을 이었다.

지금까지 소프트링크스에 투자된 벤처자본은 2백70여만달러. 97년에는 2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조만간 증시 상장 혹은 매각을 목표로 기업가치 올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88년 컴퓨터 지도업체인 하버드 디자인&맵핑 (HDM) 을 창업한 김기자 사장은 이 일대에서 손꼽히는 여성 벤처기업인. 서울대 지리학과와 밥슨 칼리지를 나온 그녀는 지도정보시스템 (GIS) 및 컴퓨터디자인 (CAD) 분야에서 25년간 근무한 경험 등을 살려 GIS 위성을 통해 자신의 현 위치를 파악하거나 지형도면을 관리하는 컴퓨터 지도업체를 세웠다.

지금은 반은퇴상태지만 조요한씨는 지금까지 3개의 벤처기업에 손을 대 2개를 성공시킨 이 바닥에서 알아주는 인물. MIT 출신인 그는 마이크로웨이브 로직이란 초고속 네트워크 테스트 장비회사를 만들어 97년 테크트로닉스에 매각, 수천만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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