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정국 기상도] 재·보선 격돌 '뜨거운 봄'예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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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3월의 정치캘린더는 정치시즌의 본격 개막을 예고하고 있다.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과 이회창 (李會昌) 한나라당총재의 회담 성사여부, 개각 및 청와대의 개편, 서울 구로을.시흥.안양의 재.보궐선거가 봄 정국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2일에는 이회창 총재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고, 5일에는 방미중인 조세형 (趙世衡) 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이 귀국한다.

9일에는 201회 임시국회가 폐회되고, 14일부터 구로을 등 3대 선거전이 시작돼 정국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할 것이다.

청와대 사회복지수석실의 분리에 따른 비서진의 일부 개편이 있게 되고, 정부 각 부처에 대한 경영진단평가가 끝나는 대로 개각도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봄의 시작에 맞추어 정국의 방향도 일단 해빙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여권은 金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계기로 조성된 국민화합 분위기를 뒷받침하기 위해 대야관계를 복원하고 정국을 안정시키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국 정상화의 분수령이 될 총재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이와 함께 정치개혁을 주도하기 위해 임시국회에서 국회법을 개정하고 규제개혁 법안을 재입법화 하는 데도 힘을 모을 계획이다.

무엇보다 내년 4월 총선의 전초전이 될 '3.30' 3대 재.보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당을 선거체제로 바꾼다.

한나라당은 이같은 여권의 대화 제의 뒤에 숨은 의도를 충분히 헤아려 본 뒤 총재회담에 응할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李총재의 2일 기자회견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회견에서 李총재가 총재회담을 수용하는 메시지를 보낸다면 이르면 이번주중 金대통령과의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서상목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문제 등 걸림돌도 적지 않아 결과는 쉽게 낙관할 수 없다.

여야관계를 긴장에 빠뜨릴 일정은 재.보선이다. 새 정부 1년 평가의 성격을 지닌 이번 선거에 여야는 총력전을 벌일 작정이다. 따라서 선거전이 과열될 경우 여야관계가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야 내부의 사정도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회의는 재.보선을 앞두고 적전 (敵前) 분열을 막기 위해 내각제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자민련을 추슬러야 할 입장이다. 여기에 5월 전당대회와 지도체제 개편을 앞둔 신.구주류간의 파워게임도 예상된다.

한나라당에서도 김윤환 (金潤煥).이한동 (李漢東) 전부총재 등 비주류 중진들의 '3월 거사설' 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이기택 (李基澤) 전 총재대행이 제기한 '집단지도체제론' 에 대한 비주류 중진들의 호응도 관심사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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