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1주년 국민과의 대화 주요내용] 사회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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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역감정]

"나는 전 국민의 대통령이지 일부 지역 대통령은 아니다." 새 정부 출범후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는 지역갈등 문제에 대한 金대통령의 단호한 답변이다.

질문자가 대구시민이었고 민감한 사안임을 감안, 金대통령은 단호함과 함께 "호소한다" 는 식의 정서적 접근법도 병행했다.

- 최근 대구.경북지방엔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각종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다. 해소방안은 뭔가.

"대통령으로서 굳게 결심하고 있는 건 반드시 지역감정을 해소하고, 영.호남만 아니라 전 국민이 하나되게 하는 국민단합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지금 떠도는 유언비어가 사실이 아니라는 건 다 알고 있는 사실 아닌가.

나는 강원도건, 제주도건, 경기도건 모두를 똑같이 사랑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다. 50년간 온갖 박해를 받고, 지역감정의 최대 피해자인 내 진의를 이해하시고 내가 차별하지 않는 이상은 여러분도 같이 호응해 지역감정이란 악마의 주술을 끝내자. 마음으로부터 호소한다."

박승희 기자

[국민연금]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국민연금에 대한 물음 (손혁재.참여연대 사무처장)에 김대중 대통령은 "혼란을 빚어 죄송하다" 면서도 "취지를 이해해달라" 며 계속 추진할 뜻을 분명히 했다.

金대통령은 먼저 "국민을 위해 좋은 일을 한다는 것이 기술적.사무적 잘못으로 걱정을 끼쳐 실망감이 이만저만 아니다" 며 고민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의 불가피성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金대통령은 "복지사회를 위해서는 세가지가 필요하다. 의료보험은 이미 완성됐고, 고용보험은 올 4월 완성되며, 마지막으로 필요한 게 60세 이후 생계를 위한 국민연금" 이라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고령화사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돼 가는데 모두가 자식에게 의존할 수는 없고 자기 힘으로 살 수 있는 길을 마련해야 한다" 고 역설했다.

이어 "앞으론 내가 직접 챙기면서 말 그대로 국민을 위한 연금을 만들겠다" 고 강조했다.

윤창희 기자

[왕따문제]

김대중 대통령은 '왕따 (집단 따돌림)' 문제에 고발정신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BS연속극 '은실이' 의 주인공 전혜진양이 왕따문제의 해결책을 묻자 金대통령은 "나도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어 왕따당하는 어린이의 심정을 안다" 고 운을 뗐다.

金대통령은 "가정.학교.사회.수사기관이 함께 왕따를 뿌리뽑으려 나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왕따 당하는 쪽의 고발없이는 절대 해결할 수 없다" 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어린이들에게는 가혹한 일이겠지만 '고발하면 가만두지 않겠다' 는 협박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내야 한다" 며 "고발하지 않으면 인생을 살면서 두고두고 후회할 것" 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고발정신이 민주주의의 근본임도 함께 지적했다. "민주주의는 억압자에 대한 고발정신과 시민정신으로부터 비롯됐으며 자신의 인격이 유린되는 데도 고발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 는 논리였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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