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정부·반군 무력 충돌 난민 수만 명 중국으로 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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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얀마 정부군이 지방 반군에 대대적인 공세를 가하면서 수만 명의 난민이 중국과의 국경 지역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가 28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얀마와 중국의 국경 지역 현지 취재를 통해 27일에도 정부군과 반군의 무력 충돌이 발생해 다수의 난민이 중국 쪽으로 넘어왔다고 전했다. 난민이 대거 발생한 곳은 미얀마 동북부 샨주(州)의 인구 15만 명이 사는 코캉. 이곳을 지배해온 무장세력인 미얀마민족민주동맹군은 1989년 미얀마 정부군과 휴전한 뒤 자치를 누리며 자체 군대까지 보유해 왔다.

하지만 7일 정부군은 몰래 마약을 대량으로 제조해 왔다는 이유를 들어 이 지역의 대규모 무기 공장에 군인을 파견했다.

표면적으로는 마약 제조 단속을 내걸었지만 민주 인사인 아웅산 수치 여사의 연금을 연장한 군사 정부가 내친김에 지방 무장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한 시도였다.

정부군의 조치에 미얀마민족민주동맹군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서로 충돌했다. 이 와중에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으나 정확한 숫자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무력 충돌에 놀란 주민 수만 명이 8일부터 국경을 넘어 중국 쪽으로 피신하기 시작했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한 국제기구 관계자는 “중국 쪽으로 넘어간 난민이 이미 1만 명을 넘는다”고 전했다.

미얀마 동북부 샨 주 코캉 지역의 피란민들이 25일(현지시간) 국경에 인접한 중국 윈난성 난산에 도착하고 있다. 코캉 주민 수만 명은 미얀마 정부군이 지방 반군에 대한 대규모 공세를 펴자 8일부터 국경을 넘어 중국 쪽으로 피신하기 시작했다. 윈난성 정부는 이들을 위해 임시 난민촌을 조성했다. [난산(윈난성) AP=연합뉴스]

미얀마와 국경을 마주한 윈난성에는 이들을 위한 난민촌이 조성됐다. 윈난성 현지 신문인 춘성만보(春城晩報)는 “윈난성 정부가 국경지역 안정과 양국 우호를 고려해 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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