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개통 30년] 당시 양택식 서울시장 회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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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지하철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 기술도, 돈도 없었습니다. 오직 '지하철을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뿐이었지요."

지하철 건설에 온 힘을 바쳐 '두더지 시장'으로 불린 양택식(80.현 서울시우회장) 당시 서울시장의 목소리는 정정했다.

1970년 4월 15대 서울시장 부임 때의 취임 일성이 "지하철을 서둘러 건설해야 한다"였다. 철도청장을 지낸 양 시장으로선 서울의 교통지옥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하철 밖에 대안이 없었다.

하지만 대부분이 반대였다. 당시 경제기획원 장관은 "지하철 건설 차관을 들여오면 서울시는 망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당시 서울시 1년 예산이 665억원인데 지하철 건설에 330억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나왔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죠. 결단을 내린 사람은 박정희 대통령이었습니다."

대통령의 전폭적 지원과 주한 일본대사와의 친분 등 모든 채널을 동원해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차관을 들여오는 데 성공하면서 계획은 급속도로 추진됐다.

"철도청과 서울시가 함께 일했지요. 김명년 당시 지하철건설본부장을 중심으로 모든 기술진이 기술을 배워가며 공사를 했습니다. 그래도 공사 기간 중 사고로 죽은 사람이 한 명도 없어 지금도 자랑스럽습니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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