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뉴스] 법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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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회의원 나리들은
일은 안 하고, 싸움질하고
세비만 축내는 사람들.

그런데 부지런하고
의욕이 하늘을 찌르는
신참 의원님들,
고칠 것도 많고
해줄 것도 많은 듯
벌써 150여개 법안을 내놨대.

재래시장육성특별법,
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지원특별법,
친일진상규명법,
태평양전쟁희생자
생활안정지원법….

재래시장 살리고,
국제회의 지원금 주고,
친일파 색출하고,
역사의 희생자를 돕는 데
돈 좀 쓰자며 법 만들었다지.

그런데, 이렇게 부지런한
신참 의원님들 머릿속에
예산이나 현실성은 없는 듯.

지역구에서 목에 힘주고
'이런 법 만든다'며
뉴스 한번 타보려고
돈 쓸 궁리만 하는 것 같아.

무리한 법으로
조 단위의 국고를 터는
신참 의원의 열정과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푼돈' 세비 받아쓰던
예전 나리들의 게으름,
누가 우리 세금 덜 축낼까.

뭐, 많이 만들다 보면
건질 만한 법도 있겠지.
하지만 엉뚱한 데
혈세 낭비한다면?

차라리 세비 받고
가만 있어주는 게
싸게 먹힌다며
'구관이 명관'이란 말 나올라.

*현재 국회의원들이 제출한 법안을 모두 실행하려면 6조~7조원의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은 또 100대 개혁과제를 모두 법안으로 만들 계획이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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