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공간서 '종이웹진'준비 문화평론가 손동수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문화평론가 손동수 (32)에게는 '문화 게릴라' 라는 칭호가 어울린다.

계간지 '오늘예감' 창간, '현실문화연구' 편집위원 활동, 국내 최초의 웹진 '스키조' 창간 등 그의 숨가쁜 활동을 하나의 단어로 묶는다면 그것은 '비주류' 다.

사회 주류의 흐름을 거스르는 그의 성향은 지금 벌이고 있는 일에서도 드러난다. IMF 사태 이후 많은 잡지들이 폐간되거나 웹진으로 선회하는 판인데 그는 오히려 인터넷 잡지 '스키조' 를 종이 잡지로 만드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주로 사이버 스페이스와 관련된 담론을 다루려고 합니다. 이 분야에 관해 인문학적으로 접근하는 매체가 없으니 나름의 시장성은 있다고 봐야죠. " '종이 스키조' 는 웹진과는 다른 내용으로 구성된다.

필진도 통신 공간에서 발굴한 '신인' 들로 갖췄다. 다음달 초 발간되는 첫 호의 기획특집 주제는 '사이버공간의 나쁜 아이들' 이다. '마약의 전도사' 티모시 리어리, 미 국방성을 해킹했던 케빈 미트닉 등과 잔혹미술가 조경규 등 12명을 다룰 예정.

"사이버에서의 논의를 현실 공간으로 옮겨 양쪽 공간이 보다 활발한 교류를 이룰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그는 사이버 공간의 문화적 의미를 제시하는 책을 내기 위해 출판사 '책공장' 도 설립했다.

왜 하필 사이버 스페이스에 매달리냐는 질문에 그는 "비주류 담론이 힘을 발휘할 수 있어 나같이 '삐딱한' 사람들이 해방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 아니겠느냐" 고 답한다.

문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