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이전트는 시기상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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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연봉 재계약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한창인 프로야구에 에이전트 (대리인) 인정여부를 놓고 선수와 구단간에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LG의 간판스타 김용수 (39) 와 김동수 (31)가 최근 에이전트를 선임, 연봉협상 테이블에 대리인으로 내세우자 구단측은 갑작스런 에이전트의 출현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 (KBO) 도 당초 구단에 일임한다는 입장을 바꿔 야구규약에 에이전트와 관련된 규정이 정비되기 전까지는 대면계약만을 인정할 것을 각 구단에 당부했다. 이에 따라 에이전트 선임이 무색해진 두 선수는 구단과의 연봉협상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김용수와 김동수가 에이전트를 선임한 이유는 "에이전트에게 협상에 관련된 모든 사항을 맡기고 훈련에만 전념하겠다" 는 것. 김동수는 "어차피 자유계약선수 (FA) 제도가 정착하게 되면 에이전트가 필요해질 것 같아 대리계약을 추진하게 됐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단측은 "에이전트에 관련된 규정 등이 명확하지 않아 시기상조" 라는 입장이다. 에이전트가 일반화될 경우 연봉에 대한 선수들의 기대치가 높아져 구단이 떠안게 될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이면계약과 이중계약 등이 난립하게 됨에 따라 계약질서가 문란해진다는 것도 에이전트 도입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LG 천보성 감독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도 미국처럼 에이전트 체제로 바뀌는 것이 선수관리에 효율적일 것" 이라며 "그러나 제도가 정비되기 전까지는 단점이 장점보다 많다" 고 지적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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