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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국정연설]재판불구 지지도 급상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워싱턴 = 김수길 특파원]탄핵재판의 늪에 깊이 빠져 있는 빌 클린턴 미 대통령 진영이 19일 (현지시간) 모처럼 기세를 올렸다.

탄핵재판 일정과 국정연설이 묘하게 겹친 이날 백악관측 변호인단이 상원에서 "클린턴은 무죄다" 고 목소리를 높인 몇시간 뒤 클린턴은 상.하 양원 합동회의 단상에 올라 그간의 치적 (治績) 을 과시하고 앞으로의 구상을 뽐내는 새해 국정연설을 했다.

탄핵소추에도 아랑곳없이 클린턴이 대통령직을 밀고나가는 든든한 배경이 그의 치적에 대한 다수의 지지이기 때문이다.

국정연설을 앞두고 갤럽.CNN이 해본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에 대한 지지도는 국사 전반 70%, 경제정책 81%, 대외정책 64%나 됐다.

특히 국사 전반에 대한 지지도 70%는 갤럽이 이같은 여론조사를 하기 시작한 지난 79년 이후 최고치였다.

클린턴은 연설의 초점을 사회보장연금 문제에 맞췄다.

앞으로 15년간 약 4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재정흑자중 2조8천억달러를 사회보장연금에 넣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노령자의 증가로 연금 부실화를 우려하는 미국인 다수가 이날 제안을 반길 것임은 거의 틀림없다.

이는 국정연설 직후 실시된 갤럽.CNN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개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연설전 38%에서 51%로 치솟고, 부정적인 반응은 56%에서 46%로 떨어진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클린턴은 탄핵재판의 와중에서도 국정연설을 통해 또다시 지지도 끌어올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클린턴은 이날 경제문제와 관련, 서비스와 공산품.농산물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국제적 통상협상의 뉴라운드를 열자고 촉구하고, 의회가 대통령에게 신속처리권한을 부여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또 국제금융위기의 해소를 위해 범세계적인 금융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이를 위해 오는 6월 주요국 지도자와 회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밖에 국제노동기구 (ILO) 와 협력, 어린이노동학대의 금지 등 국제적인 노동기준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국정연설에서 대외정책에 대한 언급은 국내정책과 경제정책에 비해 뒤로 밀린 데다 비중도 작았다.

클린턴 대통령은 핵무기와 미사일의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을 확대해야 한다며 특히 북한과 인도.파키스탄을 그 대상으로 지목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의 확대 ▶일본.한국 및 아시아의 다른 우방들과 동맹관계 유지 ▶중국과의 협력 등으로 유럽과 아시아의 안보를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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