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넘어갈까봐 가족들 입적 아들 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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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상속권 문제 등으로 초등생 아들을 살해.암매장한 비정한 아버지와 누나 등 일가족 5명이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경찰청은 19일 자신의 아들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잠든 사이 목졸라 살해한 뒤 암매장한 혐의 (살인 및 시체유기) 로 이명재 (李明宰.68.농업.강원도횡성군횡성읍) 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또 이종옥 (李種玉.42.여) 씨 등 李씨의 딸 2명과 조카 정만 (廷萬.40.무직) 씨, 사위 정문수 (鄭汶秀.44) 씨 등 5명도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일가족은 지난 94년 9월 아들이 없어 李씨가 밖에서 씨받이로 낳아 입적시킨 이정섭 (李廷燮.당시 12세.H초등6) 군이 "물건을 훔치는 등 행실이 나쁘다" 는 이유로 수면제를 음료수에 타먹여 잠들게 한 뒤 함께 목 졸라 죽여 야산에 매장한 혐의다.

그러나 경찰은 李씨의 딸과 사위 등이 범행 전날에도 李군을 전남 여수에 있는 돌산대교 부근으로 데리고 가 버렸으나 李군이 집에 다시 찾아왔던 점을 밝혀내고 이들이 李군에게 재산상속권이 넘어갈 것을 우려,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추궁하고 있다.

수원 =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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