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송수권 '겨울산'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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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 겨울에 우리는 기도할 것이 너무나 많음을 안다

추악함과 아름다움의 개념에 대하여,

원천부정과 원천봉쇄에 대하여,

그 근성이 타성으로 굳어져 있음에 대하여

반성할 것이 너무나 많음을 안다

이 땅의 교조적인 삶에 대하여…

선암사에서 송광사로 넘어가는

조계산의 몇 번째의 등허리에

이렇게 자작나무 숲과 삼나무 숲들은 펼쳐져 있다

- 송수권 (宋秀權.59) '겨울산' 중

송수권은 묵중하다.

그의 섬세한 사물그리기나 여운도 이런 묵중한 신임 때문에 가려져 잘 몰라볼 때도 있게 된다.

그의 시는 대장부와 근친의 여성이 함께 있다.

겨울산에서 세상에 넘치는 불화에 대해서, 삶의 고착에 대해서 준열하다.

겨울이란 정신의 기회이다.

고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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