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인 이미 2천년전에 일본 정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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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도쿄 = 이철호 특파원]한반도에서 건너간 대륙계 도래인 (渡來人) 이 야요이 (彌生) 시대 중기 (약 2천년 전)에 이미 일본 동북부의 도호쿠 (東北) 지방까지 진출했다는 주장이 일본 학계에서 제기됐다.

17일 니혼게이자이 (日本經濟) 신문에 따르면 일본 도호쿠대학 연구팀이 지난 97년 10월 미야기 (宮城) 현 사토하마 (里浜) 패총에서 발견된 야요이시대의 인골 4구를 정밀감정한 결과 한반도에서 건너온 대륙계 도래인의 특징을 그대로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발견된 인골들은 2~3세 유아의 것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2구는 전신복원이 가능한 상태라는 것이다.

인골이 발견된 곳은 지면에 구멍을 파 시체를 매장한 토광묘로, 이 일대가 당시 유아의 묘역이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호쿠대학의 나라 다카시 (奈良貴史.형질인류학) 연구원은 "인골이 한꺼번에 출토된 점으로 미뤄 대륙에서 건너온 이주민들이 집단으로 정착해 살았을 가능성이 크다" 고 말했다.

대륙계 도래인은 토착계 야요이인보다 이빨이 크고 앞니의 안쪽부분이 움푹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또 팔.다리 길이의 비율이나 두개골 안구에 둥근 띠 모양, 코가 낮은 점 등이 규슈 (九州) 와 야마구치 (山口) 현에서 발견된 도래인 인골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일본인 조상의 한 부류인 도래인이 규슈로 건너와 일본 본토의 북부인 도호쿠지역까지 진출한 것은 8세기 말 이후로 알려져 왔다" 며 "학설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세력을 확대해 도호쿠지역에 정착한 사실이 판명됐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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