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소로스, 서울증권 샀다… 675억에 지분 27%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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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의 거물투자자 조지 소로스가 대림산업 계열의 서울증권을 6백75억원에 인수한다.

서울증권은 15일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사의 자회사인 QEL사와 외자유치 양해각서 (MOU) 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QEL사는 서울증권이 이달중 실시하는 유상증자에서 실권주 1백75억원어치를 인수하는 한편 해외전환사채 (CB) 5백억원어치도 전량 매입하게 된다.

CB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QEL사는 27%의 지분을 확보하게 돼 대림산업 (지분율 14%) 을 제치고 최대주주가 된다.

주당 인수가격은 6천6백70원으로 15일 현재 주가인 1만3천8백50원에 비하면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서울증권의 李용우 전무는 "이달말까지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다음달 초 서울증권 관계자들이 뉴욕 소로스 펀드 본사를 방문, 조인식을 갖기로 했다" 고 말했다.

양측은 계약이 마무리되면 회사 이름도 '대림 소로스증권' (가칭) 등으로 변경할 방침이다.

李전무는 "이번 양해각서의 내용 중에는 소로스측이 서울증권의 경영을 맡아 회사 가치가 높아지면 대림측이 다시 지분을 우선적으로 살 수 있는 조건부 매매 조항이 포함됐다" 고 말했다.

그는 또 "이사회 구성, 경영진 선임 등과 관련된 세부사항은 양측이 협상 중이지만 사장은 소로스측이 임명한 인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며 "그러나 기존 직원들의 감원은 하지 않기로 합의를 이뤘다" 고 말했다.

소로스 측은 지난해 소로스컨설턴트인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를 한국에 설립하고 투자정보를 수집해왔는데, 앞으로 서울증권을 본격적인 한국내 증권투자 창구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등 첨단 영업기법도 도입할 방침이다.

서울증권이 소로스 펀드에 매각되면 대유.쌍용투자증권에 이어 외국인에게 매각되는 세 번째 국내증권사가 된다.

서울증권은 지난 54년에 설립됐으며 지난해 12월말 현재 자본금 9백51억원, 업계순위 13위의 중형 증권사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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