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자에서 조속히 벗어나고 비효율적 재정 지출구조의 구조조정을 위해 추진해온 중기재정계획 수립의 확정이 세출비중 축소 대상으로 선정된 일부 부처의 반발로 무산됐다.
기획예산위원회는 12일 중기재정계획 (99~2002년) 을 마련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보고했으나 일부 부처의 이의제기로 다음 국무회의로 확정이 보류됐다고 밝혔다.
하루 앞서 대통령 보고까지 끝낸 중기재정계획이 국무회의에서 이례적으로 확정을 유보한 것은 새 정부 이후 국무회의의 토의 운영방식에 따른 것이지만 교육.국방.행정 등 비경제 부처의 수용불가 입장이 워낙 거세 추진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중기재정계획에 따르면 오는 2006년 균형재정 회복을 위해 내년부터 2002년까지 재정증가율에 최고한도 (실링) 를 못박아 경상성장률 (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 보다 2%포인트 정도 낮게 운영하는 긴축 재정정책이 도입된다.
이에 따라 세출증가율은 99년 5.2%에서 2000년 6.5%, 2001년 6.0%, 2002년 6.0%로 연평균 6.2%로 억제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국방과 교육.농어촌 분야 등 세출규모가 큰 10대 분야별 예산의 투자 우선순위 전면 재조정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기로 했다.
또 국채발행 이자 등을 갚기 위해 조세부담률을 올해 19.8%에서 2002년엔 21~22%로 높여 1인당 조세부담액을 1백87만원에서 2백53만원으로 상향조정할 계획이다.
투자 우선순위 조정에 따라 ▶교육.농어촌.국방, 외교.통일.치안, 인력과 행정관리 등은 평균 재정증가율 (6.2%) 이하로 비중을 줄이고 ▶쓸 곳은 쓴다는 원칙아래 금융구조조정과 실업대책예산은 실수요에 따라 배정하며 ▶사회간접자본 (SOC) 투자, 과학기술.정보화, 문화.관광, 사회복지.보건, 환경, 중소기업.수출 등의 투자비중은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중기재정계획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