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먹는 유산약' 허용 논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독일의 종교계.정계가 '먹는 유산약' 을 둘러싼 낙태문제로 시끄럽다.

집권 사민당 (SPD) 이 최근 연정파트너인 녹색당과 함께 먹는 유산약 'RU486' 의 독일 국내시판 허용방침을 밝히자 가톨릭 등 종교계와 보수정치인들이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특히 가톨릭의 요아힘 마이스너 콜롱 대주교는 6일 정부의 이같은 낙태결정을 나치시대의 유대인 학살 독가스에 비유하며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한 화학제품이 법적으로 권리가 보장된 특정집단을 죽일 목적으로 사용된다면 그것은 정말 말로 할 수 없는 비극일 것" 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성계와 낙태옹호론자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원치 않는 임신' 에 대한 선택의 자유가 있다며 RU486의 독일 국내판매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이번에 게르하르트 슈뢰더 새 정부가 이들의 편을 들어준 것. RU486은 독일 훽스트사에서 개발한 피임약으로 임신 6주내에 이 약을 복용하면 원하지 않는 임신을 막을 수 있게 된다.

현재 이 약은 영국.프랑스.스웨덴.중국 등지에서는 판매가 허용되나 그외 대부분의 유럽국가에서는 사용을 금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96년 식품의약국 (FDA)에서 1차로 승인했으나 아직 최종승인은 유보된 상태. 우리나라도 아직까지 수입이 금지돼 있다.

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