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차 수출 사기사건 파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아시아자동차 국제 사기사건은 피해액 자체가 큰 것은 물론 자칫하면 국내 자동차 업계가 브라질 시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 파장과 후유증이 적지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우선 이번 사기사건으로 인한 외형적인 피해액은 최소 1억8천만달러에서 최고 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중 수출 미수금 1억8천만달러에 대해서는 아시아자동차 채권단이 책임지도록 돼있어 현대는 이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없다.

그러나 브라질 정부와 약속한 자동차공장 건립을 현대가 이행하지 않을 경우 그동안 공장 건립을 조건으로 받아온 관세혜택에 대해 2억1천만달러의 과징금을 고스란히 물어내야 한다.

아시아자동차는 지난 96년 4월 현지 (바이아주 살바도르시) 경상용차 공장 설립을 조건으로 수입차에 물리는 고율 (70%) 의 관세중 절반을 감면받아왔는데 공장을 세우지 않을 경우 수입관세 감면분의 1백20%를 과징금으로 정부에 내도록 돼있다.

또 아시아자동차가 브라질 합작파트너인 AMB와 증자에 합의하면서 내기로 했던 1억9천만달러 역시 현대가 책임져야 할 몫이다.

아시아자동차는 98년 3월 AMB와 함께 각각 1억9천만달러씩 3억8천만달러를 증자하기로 했는데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면 아시아 경영권을 가진 현대가 AMB 주주들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현행 브라질 상법은 회사가 증자금 납입의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주주들에게 피해를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대가 주주들에게 1억9천만달러를 배상하지 않으려면 약속대로 증자를 하고 현지 공장을 세우면 되지만 문제는 시장성. 현대는 7일 브라질공장 건립을 계속 추진한다고 발표했으나 향후 전망은 매우 불투명한 상태다.

연산 3만대의 경상용차 공장 (부지 70만평.건평 3만평) 을 세우기 위해서는 총 5억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MB는 공장 설립을 위한 자금을 전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현대가 전액을 떠맡을 수밖에 없다.

공장을 완공해 자동차를 생산해도 문제다. 현재 브라질 내에는 포드 등 외국의 대형 자동차 업체들이 진출해 있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을지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현대가 이같은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할 경우 현대 및 기아.아시아자동차의 브라질내 판매는 전면 중지될 수밖에 없다.

아시아자동차 관계자는 이와 관련, "법정관리 전인 97년 한햇동안 2만1천여대를 브라질에 수출했고 이 지역의 자동차시장이 성장 추세에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판매가 중단될 경우 피해가 매우 크다" 며 "특히 이 사기사건으로 중남미 전체에서 신용을 잃을 것으로 우려된다" 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