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국회 529호 문서' 내용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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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일 한나라당이 안기부의 정치사찰 증거라며 공개한 문건은 모두 12건 22쪽 분량. 한나라당이 국회 529호에서 꺼내온 전체 59건중 일부다.

이를 내용별로 분류하면 '내각제 추진관련 정치권 입장 및 전망' 등 정치현안 관련문건, '정기국회 상황파악 계획' 등 자체 업무계획 문건, '정형근 의원 국회법 개정 추진' 첩보보고 등 의원 개인동향관련 문건 등으로 묶을 수 있다.

'첩보보고' 등 규격화된 형식으로 작성된 것이 4건이고, 나머지는 수첩.A4용지.신문스크랩 등에 기록된 메모형식이다.

한편 안기부는 각종 메모의 주인인 안기부 관계관이 분실한 내용물을 스스로 공개했다.

◇ '내각제 추진관련 정치권 입장 및 전망' 문건 = 한나라당이 안기부 정치사찰의 결정적 증거로 지목하는 서류. 내각제에 대한 여야 3당의 입장과 전망, 대응전략이 담겨있다는 것. 문건은 내각제 개헌을 피하려는 청와대.국민회의가 내각제 무효화를 위해 신 민주대연합 등의 새로운 정치환경 조성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고, 자민련이 올해 초 김종필 (金鍾泌) 총리의 당 복귀 등을 통해 개헌추진 강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내각제를 둘러싼 여여갈등을 균열로 몰아가려는 한나라당의 전략도 소개했다.

한나라당이 주목하는 것은 '대응전략' 부분이다.

문건은 대응전략으로 ▶ '경제회복과 국난극복' 의 국정목표 설정을 통한 내각제 개헌 공론화 자제여건 조성 ▶내각제 개헌합의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정치명분과 이념을 개발 ▶신3당 합당식 정계개편을 통한 내각제 개헌약속의 무의미화 유도 등 세가지를 꼽고 있다.

한나라당은 "대응전략이 모두 국민회의의 입장에서 작성된 것은 안기부 정치사찰의 목적을 극명히 드러낸 것" 이라고 주장했다.

◇ 의원 동향관련 = 한나라당 정형근 (鄭亨根) 의원이 자신의 정보위원 선임이 이뤄지지 않은데 불만을 품고, 국회법중 정보위원 선임규정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이 12월 29일자 '첩보보고' 형식으로 작성돼 있다.

◇ 자체 업무관련 = '정기국회 상황파악 계획' 문건에는 안기부 직원 4명이 정기국회 기간중 16개 상임위를 나눠맡는다는 내용의 상임위 배분표가 들어있다.

'휴가중 국회업무총괄관련사항' 에는 총무단 접촉여부와 국회의장 일정 등 필수 확인사항과 상임위별 쟁점사안, 정보협조요원 (안기부 직원들의 정보원으로 당 사무처 직원, 국회직원.전문위원 등으로 구성) 명단 등이 포함.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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