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99프로농구]팀최다 11연패 동양,단독2위 LG 희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프로농구 동양이 불운을 원망하는 동안 '패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LG는 콧노래를 부른다.

동양은 외국인 센터 그레그 콜버트의 갑작스런 귀국, 대체선수 자바리 마일스의 부상 등 악재가 겹쳐 11연패의 늪에 빠졌다. 프로농구 통산 최다연패 타이기록. 지난 27일 LG와의 잠실경기는 악몽의 하이라이트. 마일스가 부상으로 결장한데다 존 다지까지 경기 도중 왼쪽 어깨를 다쳐 앞서던 경기를 역전패했다. 동양의 박광호 감독은 "되는 일이 없다" 며 한숨을 쉬었다.

반면 LG는 고비마다 찾아드는 행운이 믿어지질 않는다. 특히 12월엔 LG에 행운이 잇따랐다. 지난 6일 만난 선두팀 삼성은 센터 버넬 싱글톤의 발목부상과 종료 직전 김택훈의 실책으로 제풀에 무너졌다.

13일 만난 기아는 제이슨 윌리포드가 두경기 출장정지로 결장한 '이빠진 호랑이' 였다. 27일 만난 동양도 전열이 무너진 상태였다. LG가 전반 내내 고전하자 행운의 여신은 동양의 유일한 득점원 다지까지 부상으로 쫓아냈다.

동양의 박감독은 LG 이충희 감독이 부럽다. 그러나 이감독은 "운만으로 연승할 수는 없다" 고 정색을 한다. "행운이 왔을 때 낚아채는 것도 실력" 이라는 것이다.

LG는 시즌전 동양과 함께 약체로 꼽힌 팀. 그러나 LG는 상대팀의 허점을 파고드는 집요함을 무기로 단독 2위까지 올랐다. 반면 동양은 1라운드에서 있은 몇차례 시소게임을 놓친 후 추락했다. 진정한 차이는 여기에 있다.

허진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