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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 패션’ 시대 … 토종 업체들 반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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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패스트 패션이 시장의 트렌드로 떠오르자 국내 캐주얼 브랜드들도 반격에 나섰다. ‘코데즈컴바인’은 21일 문을 연 현대백화점 신촌점 영패션관 ‘유플렉스’에 122㎡짜리 매장을 만들었다. 일반적인 백화점 매장보다 세 배 정도 큰 매장에 여성 캐주얼, 청바지, 속옷 상품을 구비했다. 영캐주얼 ‘쿠아’도 본관에 있던 매장을 유플렉스로 옮기면서 매장 면적을 두 배 가까운 86㎡로 넓혔다. 유플렉스에만 이렇게 일반적인 매장의 2~3배나 되는 국내 패스트 패션 업체들의 메가숍 9개가 동시에 생겼다. 쿠아를 만드는 코오롱F&C 양문영 과장은 “다음 달 여는 신세계 영등포 타임스퀘어를 비롯해 앞으로 여는 백화점 점포를 대부분 대형 매장으로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캐주얼 브랜드들의 ‘글로벌 패스트 패션’ 따라잡기는 단순히 매장을 넓히는 것뿐만은 아니다. 액세서리, 스포츠의류 등 제품군을 넓히고 성별·연령별 상품을 다양화하는 등 구색도 강화하고 있다. 캐주얼브랜드 ‘테이트’는 고가 제품인 ‘블랙 라벨’을 새로 만들면서 티셔츠, 속옷 제품군도 보강했다. 현우인터내셔널의 ‘르샵’ 브랜드도 스포츠·액세서리 제품군을 내놓고 있다. 아이올리가 만드는 ‘플라스틱 아일랜드’ 브랜드도 청바지·티셔츠·세미정장 등의 제품군을 보강했다.

이들은 외국의 패스트 패션 브랜드처럼 제품 기획에서부터 매장 진열까지의 기간이 불과 1~2주일밖에 안 되고 가격도 기존 브랜드 옷보다 20~30% 저렴하다는 특징이 있다. 대개 단품 하나로 다양한 코디가 가능하게끔 하는 실용적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패스트 패션은 지금까지 주로 수입하는 쪽이었으나 거꾸로 해외로 수출하겠다는 국내 브랜드도 생겨났다. 이랜드그룹의 ‘스파오’가 대표적이다.

주로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로드숍’(백화점 등에 입점하지 않은 독립 매장)들은 해외 패스트 패션에 맞서 대형화에 나서고 있다. LG패션은 서울 양재동·논현동에 대형 매장을 연 데 이어 서울 신사동, 여의도, 삼성동, 강남역 인근 등에 330㎡ 이상의 메가숍을 열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김필범 이지캐주얼 바이어는 “ 점점 커지고 있는 국내 패스트 패션 시장을 해외 업체에 고스란히 뺏길 수 없다는 국내 업체들의 반격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패스트 패션=유행에 맞춰 재빨리 내놓는 옷. ‘패스트 푸드’에 유추해 만들어 낸 말이다. 제품 출시 주기를 단축하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보통 중간상을 없애고 한 회사가 디자인·생산·소매 유통까지 직접 나서 관리한다. 이 때문에 SPA(Speciality Retailer’s Store of Private Label Apparel) 브랜드라고도 불린다. 스페인의 자라(Zara)·망고, 일본의 유니클로, 미국의 갭(GAP)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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