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촉진제 사용 8쌍둥이 출산 美서 윤리 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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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지난 20일 미국에서 여덟 쌍둥이가 태어난 뒤 '임신을 위해 태아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려도 좋으냐' 는 논쟁이 한창이다.

여덟 쌍둥이를 출산한 엔켐 추크우 (27)가 여러 쌍둥이 출산 가능성이 큰 임신촉진제 FSH.HCG 처방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산모가 임신촉진제를 사용한 경우 쌍둥이들의 생존 가능성이 작을뿐 아니라 살아도 평생 병으로 고생해야 한다.

이번에 태어난 여덟 쌍둥이는 다행히 살아서 태어나긴 했지만 체중이 2백91~7백37g에 불과해 인큐베이터 속에서 포도당.수액주사를 맞아가며 힘겨운 생사 (生死) 투쟁을 벌이고 있다.

또 이들 쌍둥이는 폐.심장.뇌.내장기관도 제대로 발달하지 않아 인큐베이터 속에서 오래 있어야 하며 살아나도 평생 감염과 신진대사 장애에 시달려야 한다.

특히 임신촉진제를 사용하면 쌍둥이들이 죽은 채 태어날 가능성이 크고 산 채로 태어나도 곧 죽거나 병을 앓을 것이란 점을 엄마와 의사가 알고 있으면서도 이런 처방을 받는 게 옳으냐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고 뉴욕타임스지는 지적하고 있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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