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김지석, 이창호 꺾고 첫 우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5면

김지석(사진) 5단이 이창호 9단을 넘어서며 생애 첫 타이틀을 획득했다. 19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5기 물가정보배 프로기전 결승 2국에서 이창호 9단을 꺾고 종합 전적 2대0으로 우승컵을 따낸 것이다. 1국은 백 불계승, 2국은 흑 1집반승. 그러나 1국은 어려운 바둑을 역전시킨 것이고 2국은 거의 완승국이었다.

김지석 5단은 1989년 서울생이지만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광주(光州)에서 보냈다. 오규철 9단에게 배우고 권갑룡 도장에서 공부해 2003년 프로에 입문했다. 프로에 오기 전부터 ‘천재’였고 매년 유망주로 꼽혔지만 우승의 기회는 좀체 오지 않았다. “굉장한 싸움꾼”으로 명성을 떨치는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김지석은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다승, 승률, 연승 등 기록 3부문을 석권하더니 이번에 드디어 어린 시절의 우상인 이창호 9단을 꺾고 첫 우승컵을 따냈다. 강동윤 9단에 이어 또 한 명의 황태자가 탄생한 것이다.

수직상승의 배경을 묻자 김지석은 “마음자세가 승부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배우고 있습니다”고 말한다. 유명한 싸움꾼 김지석은 야생마처럼 폭주하려는 마음을 다스리면서 고수의 대열에 올라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