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 안물어가는 여름감기, '벌써 한 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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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에 가장 흔하게 통용되는 속설이 "약 먹으면 일주일, 약 안먹으면 7일"이다.

결국 감기는 약의 복용 여부에 관계없이 7일 이면 해결된다는 말인데, 이는 감기의 원인인 바이러스가 일주일이면 자연적으로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름감기는 좀 다르다. 어린아이보다 면역력이 강한 성인이 걸린 여름감기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심하면 한달간 앓게 만다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여름감기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과도한 에어컨 사용이나 높은 불쾌지수 등이 감기를 오랫동안 유지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호흡기센터 유지홍 교수는 "여름철 감기는 바이러스보다 급격한 온도변화 등에 몸이 잘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과도한 에어컨 사용이나 불쾌지수 상승 등의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여름감기의 경우 중이염이나 부비동염, 세균에 의한 폐렴 등도 조심해야 한다는 것. 선풍기나 에어컨 등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기도 및 기관지에 분포하고 있는 섬모의 기능이 저하돼 다른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침투를 용이하게 만들어 2차 합병증 발생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유 교수는 "여름철 감기는 겨울감기보다 초반 치료가 중요하다"며 "2차 합병증 발생을 줄이고 기관지 염증 등을 피하기 위해서는 급격한 온도 변화를 피하고 초기에 적절한 처방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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