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불안한 출발]'빅3' 당분간 세불리기 힘쓸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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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윤환 (金潤煥).이한동 (李漢東) 전 부총재, 이기택 (李基澤) 전 총재대행 등 '빅3' 의 불참으로 '불안한 동거 (同居) 를 시작한 한나라당은 겉으론 순탄한 모습이다.

대신 이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이회창 (李會昌) 총재의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李총재는 먼저 TK (대구.경북) 달래기부터 착수했다.

27일 당소속 대구의원들을 초청, 오찬을 같이 했다.

이 자리에서 李총재는 TK에 대한 애정엔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허주 (虛舟.김윤환 의원 아호) 와의 관계가 복원되도록 각별한 노력을 하겠다" 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러나 경북의원들과 가지려던 만찬 계획은 이들의 고사 (固辭) 로 무산됐다.경북 의원들은 따로 모임을 갖고 李총재의 당 운영 방식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도 지부장인 박헌기 (朴憲基) 의원은 "당에 많은 기여를 했던 TK출신들이 26일 부총재 선출 과정에서 제외돼 지역민들이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의 건의 내용은 "허주를 TK의 대표로 인정, 당의 단합을 위해 두 사람이 적극 노력해줄 것" 으로 화해쪽이다.

일단 두 사람의 '결별' 보다 '일정거리 유지'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눈치다.

1주일간의 칩거를 끝내고 자신의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낸 金전부총재도 " (李총재에 대한) 섭섭함 때문에 그런 것이지…" 라며 결별설과 거리를 뒀다.

그는 "백의종군하겠다" 고 말했다.

이한동 전 부총재는 일단 비주류로 남아 李총재를 견제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李전부총재는 당분간 계보 모임인 21동지회를 중심으로 세 (勢) 를 불려 나가면서 대안세력으로서의 존재를 부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들 '빅3' 는 당분간 수면 아래로 잠행, 목소리를 가급적 자제할 전망이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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