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바둑]유시훈-이성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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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흔들리는 이성재

제5보 (71~89) =살 길이 막혔다 싶었으나 용맹이 뛰어난 이성재5단은 악전고투를 거듭하며 혈로를 열고 있다.

71은 유일한 탈출구. '참고도1' 처럼 흑1로 모는 것은 빵때림을 하더라도 위쪽이 몽땅 잡혀 파탄에 빠진다.

72에 73으로 타고 나가 75로 두점을 잡았다.

이것으로 포위망에 허덕이던 흑 대마는 광명천지로 나섰다.

그 대가로 백은 76으로 끊어 귀를 거둬들였다.

언뜻 간단한 수순 같지만 여기까지의 약15수에 두 사람은 무려 3시간을 쏟아부으며 혼신의 힘을 다했다.

공격하는 柳7단 쪽이 더욱 심혈을 기울였고 그 바람에 백은 72수부터 벌써 초읽기에 들어섰다.

그렇다면 상변 전투의 총 결산은 어찌되는 것일까. 홍태선7단은 "흑도 귀를 잃었지만 두점을 잡고 살아갔으니 부분적으로는 괜찮아 보입니다. 문제는 좌하의 손해지요" 라고 말한다.

李5단은 우상귀를 차지하기 위해 좌하에서 흑와 백를 교환했다.

누누이 말했던 것처럼 모든 프로들이 기겁을 했던 이 수순으로 흑은 무려 10집을 날려버렸지 않은가.

"그렇더라도 아직은 약간 불리한 정도였는데 이 무렵부터 李5단이 형세를 비관한 나머지 냉정을 잃고 말았던 것 같아요. " (洪7단) 李5단의 77, 79가 악수였고 84의 곳을 거꾸로 당한 것도 아팠다고 한다.

귀는 무수한 맛이 있으며 한 예로 '참고도2' 와 같은 수가 있다.

박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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