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나래 해리스, 불같은 성격에 경기 망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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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해리스라는 이름이 안좋은가?" 프로농구 나래의 최명룡 감독은 용병 포워드 토니 해리스 (이하 토니)가 원년의 말썽꾸러기 칼 레이 해리스 (이하 칼) 처럼 될까봐 걱정이다.

기량은 뛰어나지만 성격이 괴퍅해 벤치에 너무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토니는 외곽슛.돌파력.드리블을 겸비했고 1대1 공격능력이 특히 뛰어나 나래의 공격 주축을 이루고 있다.

팀플레이와 어울리기만 하면 LG의 버나드 블런트나 SBS의 제럴드 워커 못잖게 팀기여도가 높을 선수다.

그러나 심판 판정에 워낙 예민하고 동료들이 실수를 하거나 제때 패스를 해주지 않으면 참지 못하고 플레이를 망치는 게 문제다.

이럴 경우 경기 초반부터 '난동성' 플레이를 펼치는데다 결과도 좋지 않다.

원년의 칼은 그나마 이판사판식 경기를 해도 팀에 보탬이 됐다.

득점력이 뛰어나 화가 났어도 꼬박꼬박 점수를 빼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니는 칼 만큼 압도적인 개인기를 지니진 못했다.

토니에게도 나름대로 할 말은 있다.

"심판들이 수비선수의 거친 파울을 불어주지 않는데다 동료들도 도와주질 않는다" 는 것이다.

원년에 칼이 했던 말과 똑같다.

토니 때문에 최명룡 감독은 할 일이 늘었다.

경기를 앞두고 토니를 따로 불러 "성질을 죽일 것" 을 당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꾸 그러면 벤치에 앉혀두든지 돌려보내겠다" 고 겁도 줘가면서. 이런 노력 덕인지 17일 현대와의 대전경기에서 토니는 나름대로 자제하면서 28득점.9리바운드의 활약을 보였다.

최감독은 "경기는 졌지만 토니가 정신을 차리는 것 같아 다행" 이라고 스스로 위안했다.

대전 =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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