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기아 실사연장 요청…채권단 거부로 논란일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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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기아.아시아자동차의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은 12일 현대그룹이 요청한 열흘간의 실사기간 연장요청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은 "이미 채권단이 발표한 것보다 훨씬 많은 액수의 부채를 찾아냈다" 면서 충분한 재무분석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내달1일 정식 계약을 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기아처리를 둘러싸고 채권단과 현대간에 논란이 예상된다.

기아입찰사무국 관계자는 "산은측이 공식일정에 맞추기 위해서는 실사기간을 연장할 수 없다는 입장을 통보해 왔다" 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실사에서만도 채권단이 발표한 부채보다 상당히 많은 추가부채를 발견했다" 면서 "아직 파악이 덜 끝난 재무분석을 마무리하면 총부채 (5조1천억원) 의 10%를 넘어서는 추가부채를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아직 수출단가와 자동차 할부판매에 따른 채권및 협력업체 현황 등의 자료를 전혀 넘어받지 못한 상태여서 추가 실사가 불가피한 실정" 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현대자동차는 정몽규 (鄭夢圭) 회장 주재로 회의를 갖고 이 문제를 협의했다.

기아.아시아차 인수 조건에는 실사 결과 채권 - 채무 차액이 5조1천억원의 10%를 웃돌 경우 부채탕감 문제를 재협상하도록 돼있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실사기한 연기를 위해 따로 금융단 회의를 개최할 수도 없는 상황이며 현대측이 주장하는데로 금융권이 파악한 부채규모 이외에 추가부채가 10%이상 늘어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그룹은 지난 10일 이방주 현대자동차 부사장 명의로 기아차에 대한 실사기간을 27일까지 연장해 줄 것을 기아입찰사무국에 요청했었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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