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조사도 경쟁체제로…기존 MSK에 TNS 도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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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미디어서비스코리아 (MSK) 의 독점체제였던 방송 시청률 조사가 내년부터는 치열한 경쟁에 돌입할 전망이다.

영국의 시청률 조사업체 테일러 넬슨 소프레스 (TNS) 사는 한국 투자자 6명과 공동출자해 TNS미디어코리아 (대표 민경숙) 를 설립하고 11일 광고주 및 방송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졌다.

TNS측은 설명회에서 "서울지역 6백가구 등 총 1천가구 4천명 가량의 조사 대상을 선정해 내년 상반기부터 시청률 조사를 시작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시청률 조사 시장은 MSK와 TNS의 경쟁 구도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TNS의 한국 시장 진출은 앞으로 위성.디지털 방송 등으로 광고시장이 확대될 것을 감안한 포석이다.

탄탄하게 시장을 다져온 MSK에 도전하는 TNS가 내세운 강점은 ▶조사 대상을 전국 5개 도시로 확대한 것 ▶디지털 방송에 적합한 '픽처 매칭' 방식 등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리서치 업체인 A.C.닐슨이 출자한 MSK측은 TNS의 도전을 뿌리칠 자신이 있다고 장담한다.

▶기존 피플 미터의 단점을 보완한 혁신적인 기기를 국내 업체를 통해 개발했고 ▶현 서울지역 3백가구에 국한된 조사의 전국 확대를 치밀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그 동안 노하우를 축적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시청률 조사 사업은 한 국가나 한 지역에 한 개의 업체만 살아남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양사의 경쟁도 궁극에는 한 회사가 쓰러지는 결과로 귀착될 가능성이 크다.

TNS의 데이비드 래더벌 이사는 "상대사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상황이라 결코 쉬운 싸움은 아니겠지만 공격적인 시장 전략으로 승부를 걸겠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MSK의 신해진 전무는 "닐슨사의 경쟁력과 그동안의 운영 경험을 고려할 때, 공정한 경쟁만 보장된다면 현재 위치가 흔들리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픽처매칭'방식이란]

TNS가 도입하는 픽처 매칭 방식은 기계 설치 가정의 TV화면을 읽고 저장한 뒤 메인 컴퓨터에 입력된 화면들과 비교해 시청자가 본 채널을 파악하는 것이다.

기존의 피플 미터는 주파수를 읽어 채널을 구분해왔다.

한 주파수에 여러 채널을 송출하는 디지털 방송 시대가 오면 현재의 피플 미터 방식으론 시청률 조사가 어렵다는 것이 TNS의 주장. MSK측은 패시브 미터 등 피플 미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됐던 기기들이 더욱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던 전례를 제시하며, 지금까지 공신력을 인정받아온 피플 미터를 환경변화에 맞게 개선해 나가는 게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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