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북구청,명촌천 준설공사 직접해 공사비 80%줄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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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지자체가 공사를 발주하지 않고 직접 공사에 나서 공사비를 80%나 줄였다.

예산을 절감한 대표적인 사례이나 그동안 업체들이 정부 공사에서 엄청난 이익을 챙겼다는 반증도 된다.

울산시 북구청은 지난 4일 명촌천 준설공사를 3천5백여만원에 끝냈다.

이는 설계금액의 20%에 불과한 것이다.

북구청은 명촌천의 효문동 일대 9백90m를 준설키로 하고 지난7월 1억7천5백여만원을 지원해 달라고 울산시에 요청했다.

이 돈은 입찰을 통해 업체에 공사를 맡길 경우 들어갈 예상사업비 (설계금액) 였다.

그러나 울산시는 1억1천2백만원만 지원했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북구청은 나머지 6천3백여만원을 확보할 방법이 없었다.

건설과 치수계 유영규 (柳榮奎.45) 팀장 등 직원들은 하는 수 없이 직접 공사를 하기로 했다.

바지선 1척과 포크레인 3대 등 중장비를 빌리고 파이프 등 필요한 일부 장비는 직접 구입했다.

준설경험이 있는 기술자와 인부 2명도 고용했다. 장비를 빌릴 때는 중기협회 등의 비싼 협정가격을 적용하지 않았다.

시장조사를 한 뒤 장비를 놀리고 있는 도산업체 등으로부터 견적서를 받아 싸게 제시한 업체의 장비를 빌렸다.

인건비는 정부 노임단가를 적용했다.

9월8일 착공 후 柳팀장과 직원 최영식 (崔英植.32.7급) 씨가 번갈아 가며 매일 현장에 나가 공사감독을 했다.

장비임차에서만 1천2백여만원이 절약됐다.

또 예산회계법상 설계금액에 반영케 돼 있는 기업의 간접비 (기업이윤.관리비.기금.세금 등) 6천2백여만원도 아꼈다.

공사기간도 56일이나 앞당겨 인건비 등에서 많은 돈을 아낄 수 있었다.

북구청은 절감된 예산으로 명촌천 나머지 구간과 지류를 같은 방법으로 준설할 계획이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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