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인이 '말하는 방등' 개발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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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한 중소기업인이 집념 어린 연구 끝에 국내 처음으로 말하는 방등 (房燈) 을 개발, 화제가 되고 있다.

정읍시태인면에서 호영조명을 운영하는 양해종 (41) 씨는 3일 "음성이 내장된 반도체를 내장, 말소리가 나오는 절전형 등을 개발했다" 고 밝혔다.

이 등은 원하는 시간에 기상 나팔소리와 함께 "아침입니다" "일어나세요" 또는 "좋은 하루가 되십시오" 등 목소리가 흘러 나온다.

등에는 감지기가 함께 부착돼 사람이 일어나 몸을 60㎝정도 세우면 소리가 그친다.

수험생이나 어린이.직장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이는 이 등은 특히 내부에 계단식 반사경을 부착, 형광등의 밝기를 3배 이상 높일 수 있어 에너지 절약에도 큰 효과가 기대된다.

기계발명가인 梁씨가 조명기구에 손을 댄 것은 지난 91년. 이탈리아서 열린 국제 기계박람회의 조명기구 전시장에 들러 예쁜 샹들리에 사진 한 장을 찍다 수모를 당한 것이 계기가 됐다.

"너희 나라에 돌아가 제품을 모방하려고 사진을 찍은 것 아니냐" 며 현지인들은 梁씨의 사진기.필름을 통채로 빼앗아 버렸다.

이때 梁씨는 "5년 내로 너희 나라 제품보다 멋진 조명기구를 만들어 역수출하겠다" 는 결심을 했고 당초 기약했던 세월을 넘어 7년 동안 고집스럽게 연구에 매달린 끝에 마침내 말하는 방등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동안 연구에 몰두하느라 가정을 전혀 돌볼 겨를이 없었다는 梁씨는 "도장만 찍은 백지 이혼서류를 부인에게 넘겨주기 까지 했다" 며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놨다.

이 말하는 방등은 벌써 해외로부터 주문이 밀려 최근 중국에 5억6천만원어치를 수출키로 계약을 맺었으며 미국 AVB사와도 2억5천만달러어치의 상담을 벌이고 있다.

정읍 =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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